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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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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의 나.


BY 또자 2014-09-01

친정엄마는 일흔다섯 연세에도 얼굴형이 갸름하신 편이다. 

반대로 친정아버지는 젊은날과는 다르게 넙적한 얼굴형이시다.

 

어려서 나는 친정엄마랑 판박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

커다란 눈과 갸름한 얼굴이 아마 그 증거였다.

오늘,

미용실을 갔다.

정말 마음같아서는 며칠전 등산하다 지나친

그 여인네처럼 뒷목에 자리잡은 제비초리를 배려해서라도

깡동짧은 커트가 아니고 약간은 길게 친 커트를 하고싶었는데..

상담해주는 실장이란 여자는

돈을 더 받기 위한 수작을 부린겐지

나의 머리상태에 커트는 무리라며 태클을 걸었다.

뻣뻣한 반곱슬(나이든 지금은 뻣뻣하지는 않으나 수세미같이 부스스한)

그에 맞게 붕뜨는 머리상태,그리고 한움큼씩 빠지는 만큼

다시 재생되어 나오는 머리숱이 그 이유였다.

 

결국

한지 두달밖에 안된 파마머리를 살려

끝에 웨이브는 그대로

머리카락 뿌리부분부터 중간까지 매직을 하기로 결정했다.

가격은 9만원. 헉!

아무리 머리길이가 어깨를 닿는 즈음이라고는 하나

(나 키가 작은만큼 목도 짧은데 말이지..췟!)

비싼건 사실이었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이보다 어려보이게 된다면

까짓것 몇만원 더 준다고 아까와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머리를 하면서 이번처럼 거울속의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적이 없을만큼

오늘 나는 거울속의 내 얼굴을  오랫동안 들여다봤다.

40세를 기점으로 언제부터인가

내 인상이 점점 달라짐을 피부로 느꼈다.

그 옛날의 눈이크고 갸름한 엄마인상이 아니라

고집스럽고 넓직한 아버지의 인상

바로 그 인상으로 변해가고 있는걸 보면서

정말이지 내스스로가 많이 속상해했고

지금도 속이 상하다.

 

옛날에는 웃으면 반달눈이 되어 예쁘다고들 하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활짝웃으면

눈꼬리가 살짝 올라간

왠 족제비 한마리가 썩소를 짓고있는

모습이라니...ㅉㅉㅉ

 

그 옛날의 해맑은 웃음속의 나를 찾고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이제는 돌이킬수없으니 더더욱 속이 상하고..

해맑음 어쩌고 할 주제도 아니되거니와

그나마 어려보이기 위한 조건만이라도 실행해야 할 판이다.

매직을 한다고한들

해맑고 순진한 그모습이 되겠냐마는

인생을 100% 포기하지 않는한

여자로서의 마지막 끈은 놏치고 싶지 않은게 사실이니

오늘처럼 가끔 한번씩 미용실에 들러주는 센스는

죽기 전까지 계속 발휘해야할 것이다.

 

미용실을 나와 거울을 보니

고집스런 족제비 한마리의 썩소에서

서글픔과 안쓰러움이 묻어나는 내가 보였다.

우띠....

지나온 과거야~! 내 얼굴...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