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세교 7단지로 이사를 하고 벌써 일주일이 지나갔다.
2010년 3월 1일에 양주에서 오산으로 이사를 하면서 혼자의 세계를 가지게 된 오산 청학동 빌라를
나는 천국이라 불렀다,.
그 천국에서 오년을 살았다.
천정에서 비가 새고 옥상에서 내려오는 열기로 여름 지내기가 너무 뜨거워서 견디기 힘이 들었지만
나만의 공간이 허락되고 내가 예전에 경험한 그 사람과의 지옥을 알기에 나는 고생스러워도 견딜수
있었다.
그 집에서 이년전 유방암 수술을 견디어냈다.
그런것 쯤이야 얼마든지 견딜수 있었다.
인간이 가장 견디기 힘든것은 기만 당하고 짓밟히는 경우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했기때문에
환경이 어려운것 쯤이야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이제 새로운 천국으로 이사를 왔다.
이사 하기 전날 일산에서 언니가 내려와서 하룻밤을 함께 잤다.
꼼꼼한 언니는 이삿짐이 분실될까봐 종일 지켰다.
\"밥통이 안보여서 트럭을 들여다 봤더니 제일 안쪽에 있더라. 슬쩍 안내려도 우리는 모르잖니.\"
역시 언니답다.
무거운 짐을 들고 삼층 층계를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에레베타가 너무나 반갑고 수돗물이 콸콸 나와서
샤워를 마음대로 할수 있어서 고맙고 내 아파트 홋수가 적힌 우편함이 따로 있어서 너무나 좋다.
내가 무슨 착한 일을 했기에 이런 상을 받는건지 모르겠다.
감사 기도를 수시로 하게 된다.
주님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먼저 돌아간 아들에게서 문자가 온다.
\"집 맘에 들어?\"
\"넘 좋아.\"
\"생수는 배달시킬테니까 무거운것 들고 다니지마요.\"
\"탱큐!\"
아파트 정원에는 정자가 있고 산책길로 내려가면 운동기구가 갖추어져 있다.
오층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면 운동하는 사람들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베란다 전망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단지안에 마트와 세탁소 미용실이 있어서 편리하다.
집 청소를 끝낸 며늘애가 돌아갈 생각을 안한다.
\"자고 갈래요. 자고 가도 되지요?\"
아이들도 좋아라 한다.
윤지와 윤하가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노는 모습을 바라보니 저절로 웃음이 난다.
하룻밤 자고 난 며늘아이가 새로 산 TV를 연결해주고 커텐을 사와서 달아준다.
\"드릴이 없어도 할수 있니?\"
\"어머니 제 직업을 잊으셨어요?\"
아참.. 그렇지.
설합 정리를 끝낸 며느리가 내게 일러준다.
\"엄니.. 커피 종류는 다 두번째 설합에 있고 녹차 종류는 첫번째 설합에 있어요. 그리고 안쓰는 플라스틱
반찬통은 다 버리시지요.\"
\"다 필요할때가 있단다.\"
\"그럼 전 평생 반찬통 안사도 되겠어요\"
평생이라니.. 나를 평생 볼 생각이 있는 모양이다.
물향기 수목원 뒷쪽 공기 맑고 전망 좋은 열여섯평 임대 아파트...
이곳이 바로 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