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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씻는 것과 저녁에 씻는 것 어떤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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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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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BY lala47 2014-06-08

옥상에서 더운 기운이 내려와 꼭대기층은 뜨끈한 기운이 밤 늦어야 가신다.

놀러오겠다는 며늘애의 전화에 집이 뜨겁다고 말렸다.

내가 가마고 말하고  혼자의 점심을 위하여 만든 닭볶음을 차에 실었다.

날개만 모아둔 것을 한팩 사서 볶았는데 아이들 입맛에 맞았나보다.

아이들이 입을 크게 벌리며 받아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이게 머야...\"
\"닭이야. 맛있어?\"
\"응. 맛있어.\"
윤하는 이게 뭐냐고 자꾸 물으며 받아먹는다.

도대체 이 맛있는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말투다.

며늘아이는 볼록해진 아이들 배를 만지며 하하 웃는다.

\"어머니 음식 먹어본지가 정말 오래 됐어요.\"

 

윤지가 묻는다.

\"할머니는 혼자 있을때 뭐하고 놀아?\"

뭐하고 노느냐는 질문이 우습다. 할머니가 친구인줄 아는가보다.

\"TV도 보고 컴퓨터도 보고 책도 보면서 놀아.\"
\"그럼 심심하겠다. 내가 선물로 이걸 줄테니까 심심할때 가지고 놀아.\"
윤지가 내민것은 플라스틱 통에 담긴 찰흙이었다.

\"재미있겠지?\"
\"그래. 재미있겠구나.\"
\"안심심하겠지?\"
\"응. 안심심하겠는걸.\"

\"근데 할머니 오늘 자고 가면 안돼?\"
\"그럴게.\"
\"열밤 자고 갈순 없어?\"
\"그건 안돼. 오늘 하루만 자고 갈거야. 내일 일이 있어.\"
\"언제 되는데? 추석땐 되나. 할머니랑 열밤 자고 싶다.\"
추석이란 말에 며늘아이와 마주 보며 웃었다.

왠 추석,,,,추석 이야기는 어디서 들었을까.

아이들은 참 엉뚱하다.

 

아이들을 데리고 며늘아이와 놀이터로 나갔다.

소풍 가는것처럼 며늘아이는 준비물이 많다.

두 아이는 분수대 사이를 뛰어다니며 물이 튈때마다 까르르 웃는다.

동생이 넘어질까봐 자주 돌아보는 윤지는 일곱살 언니 답다.

 

\"둘 낳기를 정말 잘 했어요. 아이들 없었으면 어쩔뻔 했어요.\"
\"그러게. 네게 큰 힘이지.\"

뛰어 놀다가 엄마에게 달려와 금방 잠이 드는 윤하때문에 웃었다.

\"얘가 정말 순하다니깐요.\"
며늘아이가 윤하를 데리고 들어간후에 윤지와 나는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았다.

\"할머니! 내가 미끄럼틀에서 내려가면 나를 받아야해.\"
\"알았어. 내려오기나 해.\"

윤하보다 윤지가 조금 겁이 있는것 같다.

 

다음날 윤지와 며늘아이가 실랑이를 벌렸다.

애써 부처준 야채전은 싫다는것이다.

\"호박전 부쳐줘. \"
\"야채전에 호박도 들었단 말이야. 그걸 또 언제 부치니.\"

\"난 호박전이 좋단 말이야.\"

 

\"호박 남았니? 내가 호박전 부쳐주고 갈게.\"
\"넹 어머니.\"
호박전을 부쳐서 아이들을 먹였다.

\"할머니 다다음주에 또 올거지?\"
\"그래. 다다음주에 또 올게.\"

\"어머니 다음주는 왜 안되는데요?\"
\"윤지가 다다음주라고 하니까 그렇다고 한거야.\"

\"아.. 난또..\"

\"한달후면 이사 하니까 이사 하면 자주 놀러와.\"
\"그럴게요.\"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이 아이들을 어쩌면 좋은가.

또 울컥한다.

도대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