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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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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늙을 것인지


BY 그대향기 2014-05-07

 

아는 사람이 카톡으로 100세에 시집을 낸 일본할머니 사연을 보내왔다.

100세라~~~

 

곱게 늙은 100세 할머니가 그 동안 모아 둔 글을 시집으로 냈다는데

생각이  반듯하고 요양원에 안 들어가고 혼자서 사시는데 긍정적으로 사신다.

 

100살까지 살기도 어렵겠는데 시를 쓰고

스스로 삶을 즐기면서 늙어가는 모습

 

부럽고 아름답고 닮고 싶은데

무슨 착한 생각을 하고 바른 행실을 해야 가능할까?

 

오래 사는 것도 사는거지만 건강하게

사는 날 동안 누구의 짐은 안되는게 우선이다.

 

어중간한 중늙은기가 되어 요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내 발로 내 생각대로 내 가고 싶은 곳에서 내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며

 

내가 가꾼 꽃밭이 있는 아담한 집에서 늙어가고 싶은데

그 꿈은 간절히 바라면 꼭 이루어 질까?

 

동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근처 요양원에서 벌써 몇년째 생활하신다.

아무런 목적의식도 없이 침대에서  살아있는 미이라가 되어있다.

 

햇볕을 못 본 얼굴은 시골할머니 같지 않게 뽀얗고

생기가 다 빠져 나가버린 눈동자는 허공에서 흩어진다.

 

난 요양원이 바쁜 자식들이나 혼자 된 어르신들한테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는...나는 안 가고 싶다.

 

힘 있을 동안 개미처럼 저축했다가

늙고 병들더라도 내 집에서 도우미의 손길을 받더라도 내 집에 있고 싶다.

 

아들이나 딸하고는 같이 살고 싶지 않다.

늙고 병들면 생각도 온전치 못할 터

 

간섭하고 싶어지고 잔소리가 늘어갈거고 몸가짐이 지저분해 지면

아무리 내 자식이고 내 손주들이라도 늘 좋은 얼굴로 대할 순 없을 것이다.

 

만약에..만약에 우리 부부가 누구라도 먼저 가고 없을 때

남은 사람이 자식집에서 구박 아닌 섭섭한 대접을 받고 산다면 참 슬플 것 같다.

 

돈도 없고 건강마져 잃은 초라한 모습으로 자식집에서 얹혀 살아야 한다면

아...너무 힘들 것 같다.

 

죽는 날 까지 내 손으로 아이들 용돈 줄 정도는 되어야 할 거고

아프면 병원에 가더라도 부담스럽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자식들이 아무리 효자들이라도 부모가 장기간 자주 많이 아프면

처음 한두번은 놀라고 끔찍하게 잘 해 줄지 몰라도 나중에는 지치게 마련.

 

빨리 돌아가셨으면...하는 마음이 안 들도록

죽는 날까지 몸 건강하게 온전한 정신으로 기본 재산이 좀 있으면 좋겠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려면 인생설계를 치밀하게 짜야겠다.

우아하게는 아니더라도 조촐하나마 비참하지 않도록.

 

 

 

 

<나>....시바타 도요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 두는 것

작은 라디오, 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

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

날짜 아래

찾아 와 주는

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 여덟 해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약해지지 마>

 

있잖아,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