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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가 안겨준 봄 문자


BY 비단모래 2014-03-14

 

^^어제 봄비가 내리고 있는 날 포항에 사는 시누이에게 봄바람같은 문자가 날아왔다

 

계좌번호를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큰 오빠인 남편이  2년 전 정년하고 아버님은 병원에 계시지 8남매 맏이노릇하는게 마음에 걸렸는지

아마 연말정산하고 세금을 돌려받은게 있었는지 그것을 조금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문자만 받아도 마음이 따뜻했다.

 

이 시누이 초등학교 5학년때 나는 맏며느리로 결혼을 했다.

8남매 맏며느리..

남편아래로 동생이 일곱이었는데 막내가 초등학교 2학년 이었고 이 시누이는 5학년이었다.

눈이 동그란게 그러고 보니 지금 손녀 민서같은 모습이었다.

모든게 낯선 시댁의 모습에서 그나마 귀여운 시누이들이 있다는게 즐거웠다.

막내시누이는 내가 안으려고만 해도 낯설어 울었고 그래도 이 시누이는 조금씩 가까워졌다.

방학을 하면 대전으로 데리와 분홍구두도 사주고(그때까지 구두는 처음이라고 했다)

공부도 가르치고 시누이가 아닌 동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누이는 생활력이 참 강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서 시골집에 많은 보탬이 되었고

부모님께 많은 것을 사서 부쳐드리곤 했다.

 

그러다 큰 시누이 친구 남동생과 선을 보고 포항으로 가서 살게 되었다.

 

시누이 남편덕에 포항제철이란 곳도 견학도 해보고

동서들과  여행할때도 포항에 들렸더니 대게를 푸짐하게 안겨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 시누이가 오빠가 정년하고 아버지 병원비에 힘들어 할까봐 돈이 조금 생겼다고 나와 나누고 싶어한 것이다.

매달 병원비도 보태고 있는데 말이다.

그 마음만으로 나는 따뜻하다.

34년 맏며느리의 길이 조금은 고되기도 했지만 이런 마음을 가진 가족들과 함께 해 왔으니

정말 마음 뿌듯하다.

 

괜찮아요 고모

오빠 나름 일하고 있고 저도 일하고 있으니

여유되면 아버지 드리세요

어제 아버지 생신이라 떡을 해서 보내드렸더니 기뻐하셨어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나중 오빠 나이 많이 들어 활동하지 못할면 그때 도와주세요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봄비가 내려 흙이 보드라워지면 새촉들이 흙을 들치고 나올것이다.

그러면 세상은 초록 봄이 될것이다.

이미 내마음에는 이렇게 봄이 찾아왔다.

 

오늘 화이트 데이라고 나..아랫집 처제..두며느리들에게 초코렛과 사탕을 안긴 남편이 있으니

그 남편의 마음이 내 마음에 봄을 더 따뜻하게 지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