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먼저 아메리칸이나 에스프레소 그것도 조금 진하게 준비하시고!
왜냐하면 오글오들, 느끼하거나 스멀스멀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노부부는 늘 같이 다닐때가 많습니다.
남편은 항암 투병 4년여에 그림자처럼 내가 붙어 있었기에
혼자 어딜 다니는 것은 허둥허둥 불안합니다.
만부득이 둘 중의 하나가 외출을 하고 들어오면
대문이 열리는 즉시 박수 갈채를 보냅니다.
처음에는 남편 대신 교회에서 내가 설교를 하고 들어올 때 남편이 수고했다고 박수를 쳐 준 것이
동기가 되어서 시작 되었는데 그만 무언의 약속의 행위가 되었습니다.
둘 중의 하나가 대문을 열고 들어오면 박수를 쳐주며 수고했다고 마중해 줍니다.
그런대로 멋집니다. 집안 분위기도 밝아집니다.
둘이 동시에 들어올 때는 먼저 대문 안에 들어선 사람이 박수를 쳐 줍니다.
평생 안 해보던 박수치는 일이 우리 집의 새롭게 등장한 노부부 사랑법입니다.
박수치는 것은 손바닥에 수지침을 맞는 효과가 있어 혈액 순환에도 좋지만
박수 소리를 듣고 기분 나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때요 노부부의 박수 사랑법 그럴듯 한가요?
두번째로는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 불을 끄자마자 영감이 이마에 뽀뽀를 합니다.
정말 쑥스럽고 낯 간지럽고 두드러기가 날 일이지만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남편도 나도 평생 이런 애정 표현을 잘 안 하면서 사는 무덤덤파였는데
행동하는 사랑으로 바뀐 남편의 쑥스러운 선물입니다.
잠자리 이야기까지 해서 정말 죄송하지만 매일 밤 어김없이 이마에 뽀뽀를 주고 받는
노부부는 한날의 생존을 감사하는 모습 그 자체이지요 보기 좋지 않으신가요?
난 노부부들은 이마에 뽀뽀도 안하고 사는 줄 알았었거든요.
그리고 잠들기 전에 \"하나님 이대로 내일 아침 천국에서 눈 떴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마음속으로 뇌입니다. 염세도 아니고 삶이 무거워서도 아닙니다.
행복지수 만점일 때 느끼는 포만감이라고나 할까요 하루를 또 살아냈다는......
그리고 또 마지막 하나
지난주 설교를 마치고 온 남편은 얼마나 웃기는 질문을 하던지 배꼽이 이사를 가는 줄 알았읍니다.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을 향하여 바울이 빌립보서 1장 3절에서 \"내가 너희를 생각할 때마나 나의 하나님께 감사하며\"
7절 \"내가 이와같이 생각하는 것이 마땅하니 이는 너희가 내 마음에 있음이며 \" 라는 말을 하면서
\"내 안에 너 있다\" 라고 사랑고백을 서로 해 보라고 설교를 하더니만
집에 와서 저녁에는 \"여보, 내 안에 당신 있어?\" 라고 질문을 내게 한겁니다.
대답을 할려니 얼마나 웃음이 나오는지?
남편 안에 내가 있는지 없는지 내가 어찌 안담?
그 말을 듣고 \" 몰라\" 라고 했더니만 둘이는 대굴대굴 굴르면서 마구마구 웃었습니다.
웃을 일이 별로 없는 노부부는 이렇게 쑥스럽게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면서 웃고 또 웃고 자꾸만 웃습니다.
웃으면 복이 올뿐만 아니라 유익한 호르몬이 펑펑 쏟아져 나올것만 같습니다.
자아...이제 끝낼께요
늙으면 어린아이가 되어간다는 말은 참 맞는듯 합니다.
어린아이처럼 단순해지고 잘 웃고 제법 표현할 줄 알고
어린아이와 같이 되어지면서 천국으로 이사를 가게 되는가 봅니다.
철 들지 않을려고 작심을 했습니다
\"철 들자 노망\"이라는데 철들 생각 말고
더욱 더 어려질려고 합니다.
아니 점점 더 어려지는 노부부의 사랑법 괜찮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