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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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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BY lala47 2014-01-07

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일주일이 지나갔다.

이월육일에 사촌동생네 부부가 유럽에서 돌아오니까 이제 내 임무는 한달 남은 셈이다.

늙어서 환경이 변한다는건 참 적응하기 힘든 일이라는 말을 절감 한다.

결국엔 병이 나고 말았다.

우선은 식생활이 문제였고 모든 일거일동에 간섭을 받는것이 힘든 부분이었다.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옷을 갈아입는 시간이 늦다고 언성을 높히시는 고모를 보면서

내가 고모의 제자가 아님을 알리기도 했지만 스트레스이긴 마찬가지다.

이화여대의 무서운 피아노 교수님.. 이제 아무에게나 호랑이 선생님 노릇을 하면 안된다,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기침이 그치질 않아서 병원에 가서 주사를 한대 맞고 왔다.

며늘아이가 싸놓은 귤을 놓고 온것이 후회가 되었다.

해독쥬스를 만들어 먹는 이후로 아침 사과 사분의 일도 금해졌다.

커다란 접시에 달랑 콩떡 하나가 아침 식사의 전부이니 참 이상한 세상에 와 있다.

내 생전 처음으로 나이프와 포크로 떡을 썰어 먹는다.

폼생폼사다.

 

병이 나니 당황하신 고모가 내게 물으신다.

\"먹는게 부실한거냐? 보신탕이 좋다는데 그거 한번 먹으러 갈까?

너 수술한 후로 한번도 보신탕 못먹었지?\"

말씀이 고맙다.

구십평생 이렇게 재미난 생활은 처음이라고 말씀하시니 보람을 느끼기로 한다.

중국아줌마가 대파와 생강을 끓여서 내게 내민다.

이상하게도 이 아줌마가 나를 많이 따른다.

 

윤지가 이제 일곱살이 되었다.

일곱살이 된 윤지가 이젠 제법 철이 든 소리를 한다.

약속을 세번이나 안지킨 엄마 아빠에대해서도 나름대로 판단을 하면서 내게 말하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아들에게 그건 상상의 그림일 뿐이라고 말했다.

엄마 아빠의 사이좋은 모습이나 보여주지 무슨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깨어진 쪽박이 잇는다고 새쪽박이 되겠는가 말이다.

 

이곳에서는 TV시청이 불가능하기때문에 가끔 스마트폰으로 뉴스나 드라마를 본다.

이 또한 불편한 점의 하나다.

고모는 연예인을 무슨 세균덩어리로 보시는지 TV를 보는것을 싫어하실뿐 아니라 남이 보는것도

화를 내신다.

라디오 프로를 즐기시기때문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화제로 삼으신다.

 

사람 사는 방식은 참으로 제 각각이다.

이제 칠십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으니 삷을 잘 정리해야할 나이가 되었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남을수 있을지...

그런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