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기분이 좋았다가 우울했다가 조금 들쑥날쑥이다.
동서 생일선물을 산다는 핑계로 오래간만에 백화점을 쇼핑했다.
세일기간이라서 제법 사람들이 많아서 북적거리고 멋쟁이들도 눈에 많이 보인다.
나도 백화점과 다른 볼 일이 있어서 조금 차려입고 나왔지만 역시 뉴패션에는 밀린다.
매번 선물을 사려고하면 고민하다가 다음기회로 미루는 경우가 있다.
오늘은 화장품 코너를 돌면서 동서를 생각하니 동서는 아이셰도우를 잘안하는 것 같다.
알뜰한 동서라서 본인에게는 많이 투자를 않할지 모른다.
내가 사고 싶었던 아이셰도우지만 가격이 조금 나가니 동서에게 선물을 하면서 대리만족을 해야지.
색조전문코너의 아가씨는 브이라인의 턱에 칼라렌즈를 끼어서 눈이 참 예뻐보이는 아가씨다.
세련된 말투로 나에게 상품을 보여주며 얼마 이상이면 사은품이 나간다는 말에 립스틱을 하나 사기로했다.
의자에 앉히고는 마음에 드는 립스틱을 발라준다며 나의 입술을 지우고 파운데이션으로 입술을 허옇게
만들고는 오렌지빛의 립스틱을 발라준다.
갑자기 모델이 된 기분이다. 아가씨에게 이쁘다고 칭찬하면서 혹시 얼굴에 손댔냐며
물어봤다. 예전의 나는 이런 질문을 못했는데 말이다.
아니라고 말하는 20대의 아가씨는 이쁘다.
이젠 예쁜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내가 나이 들어가고 있는거겠지?
새롭게 바른 입술도 예쁘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런자리가 불편하고 어색한지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점점 백화점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는 실감이 난다.
립스틱이 이쁘다고 맘에 들어하니 신제품이라며 화장 후에 건조한 눈 밑과 팔자주름에 발라주는 제품을
정성스레 발라주며 구매하기를 부축인다.
와닿는 감이 좋긴한데 가격은 넘 비싸서 다음으로 미루었다.
그래도 예쁘게 포장한 동서선물과 더불어 나에게 선물한 립스틱을 백에 넣으니 기분은 한결 새롭고
발걸음도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