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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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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에서 온 손님


BY 그대향기 2013-09-23

 

단지 피부색이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어떤 선입견을 갖는다는게 그들한테는 많이  불편할 것 같다.

사는 지역을 선택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를 선택해서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많은 차별을 겪어야 한다.

\"까매도 너무 새까맣다.....\"

그렇게 주의를 드렸건만  할머니가 기어이 한마디 하신다.

\"다 들어요. 그런 인사는 삼가해 주셔요.\"

재당부를 하고서도 불안했다.

어쩌겠는가?

그들이 겪어야만 하는 과정이라면 ...

 

둘째가 우간다에서 한글수업을 하던

그 대학에서 온 교환학생인데

후견인이 추석을 쇠러 고향엘 가는 바람에

둘째가 자진해서 우리집으로 데려왔다.

우간다에서 얼굴을 익힌 사이라

생판 낯선 사람이 아니어서 수월했다.

키는 190정도?

아프리카 사람치고는 아주 핸섬했다.

점잖고 행동거지가 조심스럽지만 예의 발랐다.

한국음식도 대체로 잘 먹는 편이었고.

 

바다가 없는 나라다보니 생선은 영 힘들어 했지만

잡채나 갈비같은 잔치 음식들은 다 잘 먹었다.

서툴긴 해도 젓가락질도 곧잘 했다.

통역은 둘째가 영어로 다 해 주니 큰 불편은 없었고

추석연휴 3박 4일 동안 경주로 감포로 최대한

많은 구경거리를 찾아다녔다.

친정집에서도 하룻밤 재웠는데 젊은 애들이다보니

조카들과 재미있게 큰  어려움없이  잘 지내줬다.

부족간의 전쟁으로 후미진 곳으로 쫒겨나서

판자촌에서 사는 아주 가난한 학생이라고 했다.

백석대학에서 전자기타와 피아노를 배운다고 하는데

우간다에서는 큰 행운아라고 한다.

 

경주의 안압지며 최부잣집 ,새로 개장한

버드파크며 유리로 된 식물원

음악분수쇼를 본 다음에 일기를 적으며

 \"내생애 최고의 날\" 이라고 적더란다.

감포바다에 가서는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해변을 마구 뛰어다녔고

신을 벗고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신기해 했다.

난생 처음 보는 바다라고 하면서

멋지고   황홀하고 아름답고 신기하고...

감탄사의 연발.

아프리카에서 온 키 큰 학생이

생애 최고의 날을 선물로 받은 셈이다.

왕복 차표도 끊어줬다.

우리에게는 작은 선심이지만

먼 나라로 공부하러 온 그 학생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다시 학교로 잘 돌아갔다고 연락이 왔고

여러가지로 감사했더란 인사도 둘째를 통해서 들었다.

만 1년 동안의 교환 학생의 공부를 마치고

아프리카로 돌아가면 뭘 할거냐고 물었더니

밀 농사를 많이 짓고 싶다고 했다.

전자기타와 피아노를 배워서 가면 음악교사도 할 수 있는데

왜 힘든 농사를 짓느냐고 물었더니

악기를 배우는 것은 취미생활을 즐기기 위해 배우는 것이고

밀 농사는 가족이 먹고 살아가는 근본이 되는

식량이라 꼭 지어야 한단다.

어쩌면 가장 순수한 직업일지도 모르겠다.

이해타산엔 어둡지만 귀한 농부의 삶.

좋은 추억을 안고 돌아가서

우간다에서 안정된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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