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큰딸램에게서 들뜬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엄마, 참 신기한 일이 있어요?\"
\"무슨 일인데?\"
\"오늘 성당에 갔다가 예전에 공항동 성당 보좌 신부님을 만났어요!\"
하며 여간 감격스러워 하질 않는다
그 얘길 들으며 옛 추억을 더듬어 보니 어느새 21년의 세월이 흘렀다
오래 된 일이라 나 역시 기억이 희미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 당시의 일들이
또렷이 떠오르는 것도 있었다
워낙 준수하게 생긴 외모의 신부님이시라 주일학교 꼬맹이들 조차 무척이나
좋아하며 잘 따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 찍은 신부님의 사진이 집에 있는 것이 기억이 났다
그 당시의 두 딸램은 9살, 7살의 초등학생이었다
신부님으로 첫 발령지가 우리 성당이었기에 아마도 신부님 역시 열정과 순수함이
가득하셨을 때라 아이들에게 신부님 환영의 뜻이 담긴 편지를 쓰는 게 어떻냐고
하니 기꺼이 내 뜻을 따라 주어 신부님께 초등학생들 우리 아이들의 편지를 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 덕분인지 신부님은 작은 딸램을 기억하시어 초등부 미사 때마다 이름을 불러 주시고
아이를 기억해 주어 그 당시 아이가 얼마나 뿌듯해 하고, 신부님을 잘 따랐던 기억이
새삼스럽기만 하다
사진을 찾아보니 우리 두 딸램과 후배네 아들 둘, 조카 아이, 이렇게 5명이
신부님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역시나 잘 생긴 신부님이 뒤에 서 계셨다
큰딸램 말이 신부님께,
\"신부님 혹시 예전에 공항동 성당에 계시지 않았어요?\"
하고 여쭤보니 신부님께서는
\"응, 20년 전에 있었지! 너 그때 그 성당 다녔어?너는 그때 애기 였겠다 이사 온거야?\"
하며 여간 반가워 하시질 않았다고 한다
그때의 초등학생 꼬맹이 5명이 이제는 모두 30대에 들어섰으니 세월이 너무나도
빠르다는 사실을 느끼며 이렇게 다시 만나는 수도 있구나 싶어
새삼 사람과의 인연이 소중하게 여겨졌다
아울러 하느님의 이끄심을 우리가 판단할 수는 없겠구나 싶은 생각에
지나간 시간들이 더욱 의미깊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