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에세이라는 프로에서 보여주는 바람이부는 언덕이라는 그림 하나가 보인다.
어제 금요일 저녁에 투석 시작하기전 제일 먼저 TV를 켜고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채널을 돌린다.
그러나 어제 금요일 저녁에는 TV를 켜는것과 동시에 채널 돌리지 않고 한참동안
어느 교양프로에서 미술관을 보여준다.그중에 작품 하나가 바로 바람이부는 언덕이다.
처음 들어보는 서양 작가의 유화 물감으로 그린것 같은 그림안에는 언덕위에 올라
서 있는 한 여자가 먼곳을 바라본다.
작가의 마음이 몰래 숨어있는것인지 어떤 사람을 기다리는것일까 그림속의 그녀는
슬픈 모습으로 투명된다.
한참동안 채널을 돌리지 않는채 미술관 큐레이트가 소개하는 작품등을을 한참동안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을때 투석을 준비하는 대구 외삼촌 딸을 닮았다는 그녀가
간호사 데스크에서 차트를 정리하다가 왔다.
\"뭘 그리 열심히 보세요 안녕하세요?\"
\"예...\"
날씨가 덥다는 말에 나는 몇일전 친구하고 4시간동안 거제도 다녀 온 이야기부터
그녀가 투석줄 연결하는 5~10분동안 서로 간절한 마음처럼 이런 저런 사소한 말까지
영화 이야기까지 연결하였다.
그녀는 여행가면 자주 비가 내린다고 했다. 나도 예전에 아는 사람 초청으로 제주도
갔을때 하루종일 내리는 비 때문에 여행을 제대로 못하고 마지막날 출발하면서
그날 저녁에 투석을 했었다.
오랜만에 그녀가 투석바늘을 주입할려고 할때 그녀에게 어떤 자리에 주사바늘을
주입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그녀는 내가 지정한 자리에서 조금 벗어난
자리에 주사바늘을 주입하는 바람에 4시간동안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 작품이 좋은데요?\"
이 말은 그녀가 엉성하게 했지만 그녀가 미안할것 같은 마음에 해준 말이다.
테이프를 붙인 자리를 보니까 영 엉성하다.나중에 내가 다시 정리를 해야할것 같다.
그녀가 차트 정리하고 떠난 자리에는 그녀의 흔적만이 눈에 보이지 않는채 남아
그녀와 다시 볼려면 30분후 그녀가 혈압재는 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
tv 미술관 작품은 다시 다른 작품으로 옮겨간다.
6년전 어느날 그날 집에서 뭘하면 좋을지 곰곰히 생각하다가 선택한 곳이 미술관이다.
평소 잘 발걸음하지 않았던 미술관에 가면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지하철에 올랐다. 15분동안만 가면 시립 미술관이 나온다.
무더운 여름에 햇빛이 내리쬐는 공원보다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미술관에서
평소 접하지 않는 작품들을 보는것은 눈으로 보는 행운이다.
미술관은 삶의 여유를 단시간안에 보내기에는 좋은곳이다.
시립 미술관안으로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가끔 보이지만 혼자 작품 구경하기에는
편안하기에 시간 제약없이 혼자 보고 싶은 작품을 구경한다.
\"작품번호 4-18번\"
어느 작가방에서 눈에 들어오는 작품 하나가 보인다.
그 작품은 미국의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였던 마릴린 먼로의 얼굴을 하나씩 그리고
그 그림이 전체적으로 바탕이 되는것과 동시에 그녀의 얼굴을 크게 볼 수 있었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그녀를 다시 작품으로 만난다는것이 행복이고 만남이다.
작가는 왜 그녀의 이름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작품번호를 4-18번으로 했을지 궁금하지만
그 작품을 바라보는 나는 그냥 그대로 그녀의 얼굴을 기억할 수 에 없었다.
다른 층으로 올라가 철사로 만든 설치미술을 구경하고 잠시 휴식하고 싶은 마음에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미술실 공간에서 미술작품들을 설명하는분들이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그림을 잘 그리고 작품을 잘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릴때 미술에는 소질이 없는지 작품을
전체적으로 완성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낸적이 많았다.
사람 하나를 그려도 잘 그리지못하고 풍경화 하나를 그려도 그저 스케치하는 그 정도로
미술에는 조애가 없었다.
그리고 얼마전 여동생이 받은 여성잡지안에 어느 작가의 미술 작품들이 엽서 형식으로
만들어져 나온것을 보았다.
보고 싶을때는 없다가 가끔 보이는 엽서 작품을 아깝다는 생각에 보관할 수 있겠지만
그냥 흘러보내고 말았다.
몇일전 친구 차를 타고 미술관 옆을 지나가다 신호등 때문에 멈추었을때 눈길이 미술관
벽으로 옮겨갔다.
어느 작가의 작품 빛을 닮은 우주 그림 전시회가 시립 미술관 로비에서 열린다는것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또 시간이 되면 삶의 여유를 찾아 미술관으로 발걸음하는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