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방 창문을 열면 꽃들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몇가지 나무들이 각자의
성장상태를 보여주면서 봄부터 겨울까지 꽃을 피운다.
하루에 한번은 창문을 열어 눈동자의 정화도 시킬겸 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면 내 마음은
어느새 하늘길을 걸어가는 젊은 청년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몇일동안 비가 내리고 더웠다를 반복하다보니 갑자기 기침이 심해지면서 위장이 쓰리다.
평소 위장이 약하기에 위장약을 복용하고 있는데도 기침 때문에 쓰린 느낌 때문에
어제 병원에서 투석중에도 침대위에서 이리뒤척 저리뒤척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보낼지
한숨쉬다보니 4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투석 마치면서 투석줄 뺴러 온 대구사는 외삼촌의 막내 딸하고 닮은 간호사에게 부탁했다.
투석줄 제거하면 내가 혼자 지혈을 해야하는데 어제는 그녀에게 손가락이 힘이 없다는
변명하며 지혈을 부탁했다.
다른 사람들은 지혈을 간호사들이 해주는데 나는 항상 혼자하니까 외롭고 그리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그녀와 잠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전 10분전,
그녀가 멀리 떨어진 다른 사람의 기계 앞에서 일하고 있을때 그녀가 나를 슬쩍 훔쳐본다.
나는 모른척 다른곳을 바라보며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 나도 가끔은 훔쳐보기도 했다.
\"오늘 보니까 많이 힘들어보이는데요?\'
이런말하지도 않아도 되는데 난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말 붙여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그녀도 눈치가 있다면 이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구나 생각하지 않을까
\"어제 어린이 대공원을 2바퀴나 돌았거든요.\"
\"설마 혼자 돈것 아닐것이고..\"
친구들하고 경치좋은 어린이대공원 산책코스를 한 바퀴 돌았는데 허전하기에 또 걸었다는
그녀,
그녀에게 지혈을 부탁하고 영화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최근에 친구하고 김수현이 나오는 은밀하게 이야기부터 미국의 유명한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
그 사람 이야기 그리고 사진으로 보여주었던 조카 이야기도 이야기까지 짧게만 느껴지는
10분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하고 싶었다.
\"3일전 친구하고 친구 집 근처 재첩국 집에 갔는데 갈치가 공짜로 나오더군요\"
지난 일요일 저녁에 친구하고 재첩국 먹었다는 이야기에 그녀가 갑자기 나도 그 집에 가보았다는
말을 하는데 그 가게는 시내 중심가에 있는 가게가 아니다.
그런데 그녀도 변두리에 있는 그 재첩국에 가보았다니 나하고 통하는것이 있는것 같았다.
그녀하고 이야기를 해보니 나하고 통하는것이 비슷하게 보인다.
웬지 모르게 나하고 잘 통할것 같은 그녀,
나도 자전거를 좋아하는데 그녀도 자전거를 좋아한다고 했다.
큐브를 천천히 마추어가듯이 닥닥 맞아들어가는 인연처럼 서로 통하는 사람과 만났을때
이 사람과 인연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 오랜동안 알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다.
세상을 살다보니 인연이 다가오고 알게되는 그런날이 몇년 주기로 찾아오는것 같은데
그러나 그녀는 간호사이고 혹시 남자친구가 있을 수 있기에 그저 바라보는식으로
어쩔 수 없는 가슴이 그저 흘러가는 강물이 되는 수 밖에 되어갈지도,
다가오는 사랑을 놓친다는것은 한 겨울에 강변에서 떨어져 나가는 얼음 한 조각과 같다.
어떠한 표시라도 보여주면 좋겠지만 난 당신을 좋아하지만 그저 감정이 없다는 표정으로
지낸다면 다가가고 싶어도 망설이게 되는것이 그 또한 사람이기에 그래서 사랑이란
표현하는것이 바로 마법처럼 웃음을 보인다고 했었다.
3달전,
7년동안 얼굴을 보는 간호사에게 이런 말을 했다.
\"사랑은 젊은 나이에 해야지 늙어서 하면 손해다.\"
40대 나이에 만나 사랑을 하는것 보다는 20대 젊은 시절에 사랑하는 인연을 만나 구구절절
깊이 진한 사랑을 하는것은 그만큼 사랑을 하는 날이 많이 있다는것이고 뒤늦게 만나
사랑을 하면 그 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로 말해지만 사랑을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안타까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