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봐도 전형적인 촌닭이다.
어중간하게 자란 머리... 시커멓게 탄 얼굴...펑퍼짐한 옷차림
내가봐도 매력이라곤 콩쪼가리만큼도 없는데
시장에 반찬을 사러갔더니 생선가게 아줌마 왈
\"요즘 주방장님 많이 바쁘신가봐요?\"
\"그래 보여요?\"
\"네, 헤어스타일하며 얼굴이 영...그렇네요.
관리 좀 하셔야겠어요.\"
\"요즘 행사준비로 너무 바빠서 대충 살다보니 그렇네요.
지붕개량도 좀 하고 분장도 좀 해야겠지요?\"
\"꾸미고 나오시면 진짜 괜찮으시던데..관리하세요.\"
\"꾸민다고 호박이 수박될까...하하하하\"
\"아니에요. 호박은 무슨 호박요~진짜배기 수박이신데요...호호호호호\"
지금도 작은 손거울이 내 앞에 있는데 힐끗보니 정말 아니다.
머리손질을 한지가 두어달?
며칠내로 파머를 해야 하겠는데 그 동안이 엉망이다.
큰 행사는 다가오고 일은 많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다 풀어진 웨이브는 들쥐가 쑤시고 지나간 볏짚단 같다.
썬크림을 제대로 안 바르고 나다닌 얼굴은 거무튀튀
덥다고 최대한 헐렁하고 편한 옷차림을 하다보니
색바랜 면남방에 고무줄 면바지 투엑스라지~(XXL)
맵시나 스타일 무시 편리함만 추구
50대 초반 얼굴치고는 너무했다...ㅋㅋㅋ
팔순이 넘는 할머니들하고 살면서 같이 늙어가는 중이다.
찾아오는 사람없고 따로 출근할 일이 없다보니
완전 퍼져서 민망하게 늙어가는 것 같다.
긴장할 필요가 있다.
이러다가 겉늙어서 환갑도 되기 전에 환갑늙은이처럼 보이게 생겼잖아~
우아하게는 아니더라도 적당히 제 나이처럼은 늙어야지
요란하게 꾸미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잘 유지 하자는거지
남상스런 얼굴이지만 밝은 톤으로 바꾸고
삐죽삐죽 지 멋대로 흩어져 나 있는 눈썹정리도 하고
여자처럼 여자답게 살아가는거야.
가을쯤 되어야 사람꼴이 나오지
여름에는 누가 날 찾아올까 겁난다.
그럴일은 없겠지만 누구라도 내가 보고싶더라도
봄날도 말고 여름에는 더더욱 말고 가을쯤 만납시다.
가을에는 땀 날 일도 없고
얼굴에 분장을 하더라도 땀으로 지워질 일도 없으니
단 10분만에 완성하는 분장일지라도
그런대로 봐 줄만한 얼굴로 반갑게 맞겠습니다.
글쎄 어제는 내려오는 머리카락을 올백으로 넘기고 일을 했더니
우리집 할머니(87세) 한분이 그럽디다.
\"예쁘게 하고 싶은게 여자 맘인데 우째 그리도 무심할꺼나~~??\"
\"이러고 살면 미워요?\"
\"잘난 얼굴을 왜 그렇게 학대할까 몰라~\"
\"제가 잘난 얼굴입니까? 예븐 얼굴은 아니고요?ㅋㅋㅋ\"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화 안 낼거지?\"
\"화는요....\"
\"남자처럼 잘 생긴 얼굴이지 예쁜 얼굴은 아니거든..\"
\"웃을까요? 울까요?\"
\"예쁜 얼굴보다 덜 싫증나 좋구만 울기는..\"
나 이러고 삽니다~
더운 날 건강 조심하시고 선선한 가을을 위해 이 여름을 이겨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