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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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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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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으로 살다.


BY lala47 2013-05-09

어르신.. 시청에서 나왔습니다.

현관밖에서 하는 소리에 문을 열었다.

어머 젊으시네요.

이제 막 만육십오세 노인 행렬에 들어선 노인 초보이니 젊은게 당연하지.

독거노인 방문이란다.

현관에 남자 신발이 없는지도 조사하니 웃지 않을수 없었다.

숨겨놓은 할아버지가 있으면 독거노인에 속하지 않는가보다.

내게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독거노인에게 무슨 혜택을 주는가 물었다.

노인 자살 방지차원에서 대화를 해주고 보살펴준단다.

무엇을 보살펴주는가 따지니 여러가지란다.

그런 애매한 대답이 어디있는가.

쌀을 준다든가 김치를 준다든가 뭐 그런 정확한 대답을 해야하는 것이 아닌지.

아님 짝짓기를 해준다든가.

우리나라가 노인 자살 일위라는 말을 한다.

점심 초대에 응하겠느냐는 말에 거절을 했다.

밥 얻어먹으러 모이는 독거노인 대열에 아직 줄을 서고 싶지 않았다.

 

자식이 생활비를 주는가 물었다.

자식이 병원비를 주는가도 물었다.

자식이 안주면 국가에서 주겠다는거유?

나는 되물었다.

별 쓰잘데없는 것도 다 묻는다.

 

복지관에 갔다.

삼천원 식권을 사서 점심을 먹고는 내 자리에 가서 앉는다.

노후생활 설계사.

나의 직함이 그것이다.

나의 노후도 설계하지 못하고서 남의 노후를 설계하다니 웃지 않을수 없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친절한 사람으로 변모해가고 있었다.

청소부 아줌마에게 커피도 주고 아이들에게 사탕 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사탕 주세요..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설합에 사탕을 준비해둔다.

일주일에 세번 하루 세시간을 그렇게 보내고선 지하에 있는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돌아온다.

운동을 한 이후엔 불면증이 달아나서 다행이다.

머리를 비우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케이블 TV가 많이 생긴 이후에 전화를 자주 받는다.

\'시앗\'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나보다.

첫출판한지 벌써 칠년이다.

십년인들 못기다릴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