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인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어유.
20일 날 공사를 한다나유?
매도인 남편이 말한 날에 아침을 일찍 먹고 현장으루 갔어유.
근디 벌써 나와서 작업을 허구 있더라구유.
지가 도착허고 한참 후에 매도인 남편도 오더만유.
지더러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하라며 한동안 서있더니 출근시간이 다가오자 가더라구유.
지는 우선 가져간 사진기로 구석구석 사진부터 찍었어유.
두어 번 와서 사진을 찍어 지 카페에 올려놓기는 혔지만 그려도 만약을 대비해야겄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 번 찍었구만유.
그런 다음 그 관이라는 것을 찾아보았어유.
근디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이상혀유. 매도인 남편이 전화했을 때는 네 개라 혔는디 아무리 봐도 여섯 개밖에 눈에 안 띄어유.
세 개는 매도인이 사온 것일 테고 그걸 빼면 세 개밖에 남지 않아유.
그려 작업하고 있는 건설사 사장님에게 물었어유.
관을 세 개만 가져왔냐구유.
그렇대유.
왜 세 개 뿐이냐구 했더니 크기가 다르대유.
그럼 값은 어떻게 되냐구 물었시유.
개당 16만원이래유.
계산해보니 48만원이 되더라구유.
매도인 남편이 전화 혀서 말했을 때는 55만원이라고 혔는디 말여유.
관값을 계산하면서 지가 48만원만 주겄다고 했어유.
그렸더니 안 된다는 거예유.
운반비가 들어가 있다나유?
시상에 불법도 모자라 운반비꺼정 지한티 받아유.
매도인 남편 지도 관을 사왔으면서 말여유.
그리구 같은 차로 운반혀왔으면서 말여유.
믿을 놈이 아니었나 봐유.
지는 관만 사준다 혔지 운반비까지 지불허겄다는 말은 안 혔는디 말여유.
더럽고 치사혀서 운반비 지가 내기로 했어유.
쪼잔허더만유. 허우대만 멀쩡혔지 속은 영 아녀유.
대신 현금영수증을 혀달라고 했어유.
그렸더니 건설사측에서 현금영수증을 혀줄 수 없다고 혀유.
그러려면 부과세 5만 5천 원을 더 내라나유?
시상에. 그런 게 어디가 있대유?
기가 차서 집으로 와 인터넷을 뒤지고 국세청에 신고하려고 했어유.
여기저기 들랑날랑허여 어렵게 찾아냈어유.
지대로 된 이름이 흄관이더구만유.
원의 반지름이 600mm인 흄관이더라구유.
두께는 6m짜리이구유.
그 크기의 흄관에 세 가지 종류가 있더만유?
두께에 따라서 종류가 정해지는디 가격 차이가 굉장히 크더라구유.
가장 좋은 걸루 혔다는 매도인 말도 있구 혀서 자세히 들여다봤어유.
근디 보니께 가장 좋은 걸루 했다고 혔던 게 그짓말이었어유.
가격을 보니께 가장 두께가 얇은 싸구려로 했더라구유.
건설사에 전화를 혀서 인터넷에서 알아본 걸 얘기혔어유.
그리구 현금영수증을 안 해주먼 국세청에 신고하겠다고 했지유.
그렸더니 마지못해서 해주겠다고 혀유.
시상에.
차라리 말을 허들 말지 어떻게 거짓말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헌대유?
그러고도 양심이 아무렇지가 않은가벼유.
국토해양부 공무원인디 거기서는 거짓말을 밥 먹듯 허나벼유.
지는 양심에 찔려서 많이들 하는 세금 도둑질도 못혀봤는디 말여유.
시간의 수당유?
할 일도 없는데 학교에 남아서 밍기적거리고는 수당 타 먹기도 하구유, 근무허지도 않고 결재 올려 수당 타먹기도 하구유.
그게 세금 도둑질 아닌가유?
어쨌든 합법적으로 혀준다니께 기다려보는디유 영 믿음이 안 가네유.
왜 다들 요모양이래유?
여기저기 요지경속이 많-구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