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빚이 없다.
흔해빠진 카드 빚도없다. 그래서 난 부자다. 이자에 쫓길 일이 없길래...
그렇지만 언제나 지금도 생활비 쪼개어 써도
통장잔고는 몇천원 아니면 몇백원......
그래도 나는 가난하다고 생각치 않는다.
나름 누릴건 누려보았다고 생각하기에...
아이들 초등때...
애들에게 난 많은 물질을 남겨주는 것 보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지하는 옛말을 나는 부정했다.
그 이론은 아이들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행각했다.
애들의 인생은 부모가 반은 틔워준다는 어느 책에서 읽었기에 그게
물질인줄 알았지만 난 다른생각을 가졌다.
물질보단 머리속을 꽉 채워서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지식하고 돈,돈,돈, 하는 남편 몰래 애들 책을 사들였다.
장르별로 읽히지 않은 책이 없을 정도로 많이도 샀다 할부로...남편 몰래 !!
요즘은 신용 카드라도 있지. 그때는 할부라 했다. 27여년전에는 그랬다.
나도 그렇다. 나이별로, 장르별로, 책에 미친 여자 같았다.
책을 구입한 날은 애들이 너무 좋아했다.
남편한테 혼날까봐서 싱크대 어디다 숨겨 놓고 애들에게 읽을 책을 제공했다.
그래서 나의 애들은 책이 장난감이고 영어교재에서 같이 딸려온 테잎으로 귀를 틔워주게하고...
혀가 미국 애들처럼 막 구른다 ㅎㅎ \'워터\'아니라 \'워러 \'하면서...
\'마미, 워러, 워러, \" 교육의 힘은 대단했다 ㅎㅎ 나중에는 내가 딸렸다.ㅋ
괜찮은 교재의 책은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머리와 귀를 틔워주게하는 장난감 같은 교구가 따라온다.
어느날 남편이 나에게 묻는다.
아파트 관리비가 왜 밀리고 공과금이 왜 밀리냐고 한바탕 부부쌈이 시작되고....
그러나 책값 붙느라 공과금 밀렸다는 얘기는 차마 못했다.
그래 !!! 내가 책파는 회사에 들어가서 책팔며 애들에게 책 읽히고..
그러면 되지... 엄마는 용감했다.
그러나 어느날 큰애의 일기장에 이런글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 엄마가 책을 팔러다닌다. 창피하다.\" 큰아이 초등1년때의 얘기다.
이런 내용에 선생님의 답글은 빨간펜으로
\" 엄마는 용감하시다. 너에게 책을 읽히려 그 회사에 들어 가셨을꺼야 . \"
그 선생님의 고마운 답글에 감사를 느끼며 한없이 울었다.
지금도 아들의 일기장을 보관하고 있다.
그 당시 남편은 이해를 못했다.
이 여자가 무슨책을 이렇게 사들여 애들이 어떻게 읽어내냐고 ??
많이도 싸웠다.
내가 초등때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걔네 집에는 책이 너무나 많았다.
빌려서 읽기도하고... 순순히 잘 빌려주던 그 친구를 난 잊지 못한다.
그래서 초등때의 책에 대한 생각 때문인지 빌리는게 정말 싫었다..
배우셨다는 우리 아버지도 이정도의 책을 구비해 주시지 않았다.
교육은 환경제공이라 생각한다.
온통 책으로 둘러쌓인 집에서 우리애들은 심심하면 책 읽는 아이로 커나갔다.
프랑스 속담인지 영국속담인지 ..이런 얘기가 있다.
책, 돈, 우산, 은 절대로 빌려주지도말고 빌리지도 말고....
난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책 필요하면 사서 읽고...
빌리려면 도서관에가서 정정당당하게 빌리라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
창업자금 대출 받은것이 ....장사가 잘 될때는 괜찮았다.
이자 잘내니 vvip 대접을 받았고...
그러나 imf 이후 이자를 일수 찍듯이 은행에 갖다 주었다.
비참한 현실 이었다. 남편은 부도내버리고...
그래서 이자 내는것에 질려버리고 질려버려 이자 안내고 사는 생활이
얼마나 부유한 생활인지 진정 감사함을 느낀다.
오늘 이글을 올리는 이유는
살다보면 거센수많은 파도를 만나고
그리고 그 파도를 넘어서야되고... 그래도 살수 있고 우리의 희망인 아이들에게
희망을 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긴글을 쓴다.
나의 감사함.. 어느 선생님의 빨간펜으로 쓰셨던 답글의 감사함을 다시 느끼며...
그렇게 책을 좋아하던 딸내미는 빨간펜 교원그룹에 당당하게 입사해서
영어교재 디자이너가 되어있다.
책 팔러 다닌다고 어린마음에 창피하게 생각했던 그 아들은
게임 케릭터디자이너가 되어있다. 유명 회사의 팀장으로.....
이렇게 지난날을 생각하니 애들이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나는 조용히 살다가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