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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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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말아야.....


BY 시냇물 2013-03-05

 

하루하루 햇살이 눈부시니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오늘은 모처럼 앞산엘 올랐다

겨우내 춥다는 핑계로 산에 한 번 제대로 가보질 않았기에....

 

어제는 남편이 대장내시경을 받았다

며칠 전부터 아무래도 이상하다며 염려를 하길래

지난 번 예약한 날짜에 맞춰 검사를 받으러 간 것이다

검사도 검사지만 그 전에 장을 비우는 일이 만만치가 않다

 

3시간에 걸쳐 1L되는 약을 두 통이나 15분 간격으로

마셔야 하니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냄새를 맡아보니 약간 레몬 냄새도 나는 듯 했지만

먹는 사람에게는 음식도 아니고 물을 금붕어처럼

마셔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는지

 

한 통을 마시고 나니 드디어 신호가 오는지

연신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아침은 금식을 하고 병원을 향했다

 

내시경실 앞에는 언제나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그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이리도 아픈 사람이 많은건가 싶어

새삼 건강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병원엘 가면 느끼는 거지만 이런저런 검사를 받다가

지레 지쳐 병이 더 해질것도 같고,

안 아픈 사람도 기가 꺾여 괜시리 아파지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기에 가도 안 가도 병원은 반갑지 않은 곳이다

 

이름을 불러 뒤도 안 돌아보고 검사실로 들어간 남편을

위해 묵주기도를 바쳤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기도뿐이었으니....

 

 

40분 정도 기다렸는데 갑자기 보호자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검사실 앞으로 가보니 서류를 주면서 읽어 보고 보호자 사인을 하란다

내용을 훑어 보니 집에서 미리 사인해 간 내용과 다를 바가 없길래

왜 똑같은 걸 또 하냐구 물었더니, 검사 중에 용종이 발견되어

시술하는 거라 하였다

남편에게 확인을 했으니 보호자가 사인을 하란다

서류에 사인을 하니 이제 거의 마무리 되어 조금만 더 기다리면

니올거라 하였다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남편을 기다리니 검사를 다 받은

남편이 제 발로 걸어 나왔다

반갑기도 하고, 궁금하여 괜찮은건지 묻고 또 물었다

 

배가 약간 아프지만 견딜만 하다고 하여 조금 안심이 되었다

다시 X-ray촬영을 하고 검사 후 주의사항을 들은 뒤

집으로 돌아왔다

 

검사전 날 굶었고 검사 후에도 저녁 8시까지는 금식을 하는 게

좋다길래 물만 먹고 지내자니 나 혼자 밥을 먹기도

조심스러웠다

 

이제 일주일 후 검사 결과를 보러 가는데 떼어낸 용종

조직검사가 별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기분전화도 할 겸 오늘 아침을 먹고는

집을 나서 가벼운 운동을 하러 앞산엘 간 것이다

 

이제 녹기 시작하는 산길을 걸으며 흙냄새를 맡고,

청아한 새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사는동안 건강하게 지내야 함을 올해 들어서

더욱 피부로 절실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