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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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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유.


BY lala47 2013-01-28

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봄은 머지 않았나보다.

시작한 소설의 자료를 찾느라고 인터넷 검색창을 뒤지고 있자니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좋은 세상이다.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찾을수가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1930년대의 서울과 부산을 왔다 갔다하며 사건 사고를 찾아보았다.

검색은 검색을 낳고 또 다른 검색을 하게 만든다.

여보 검색이 뭐야..

묻던 남자가 생각이 난다.

검색이 검색이지.

그런 대답을 해주었던것이 후회가 된다.

좀더 친절한 마누라였으면 좋았을걸...

좀 덜 잘난체를 했으면 나았을까..

가끔 찾아드는 미안함은 무슨 의미일까.

허긴 지금 다시 묻는다해도 나는 검색이 검색이지 뭐냐고 말할것이다.

검색은 검색이니까...

 

점심을 사겠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나가 백운호수 가에서 친구와 밀린 이야기를 나누었다.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산을 둘러싼 물안개가 무척 싱그러워보였다.

친구는 그간 기쁜 일이 많았다고 자랑을 했다.

아들이 좋은 직장을 얻었고 남편이 성당에 총회장직을 맡게 되었단다.

기도를 많이 한 탓인가보다고 나는 말해주었다.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눌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나는 나의 오뚜기 기질을 자랑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또다시 일어설것이라고 말했다.

친구는 늘 나의 저력에 감탄하고 있다고 맞장구를 쳐주었다.

으쓱했다.

그 많은 수술을 하고서 회복 할수 있는 나의 체력이 신기하다고 친구는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나이라는 걸림돌이 있기때문에 그리 큰소리 칠일은 아니라는것을 안다.

인간의 체력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어릴적 배탈 한번 감기 한번 앓지 않았다는 체력이지만 사십대 이후에 얼마나 많은 수술을 했던가.

그만큼 정신의 세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이제 마지막 한번만 더 딛고 일어설수 있기를 나는 갈망한다.

 

고대병원에 가면 중증근무력증으로 산정특례 혜택을 보고 국립암센타에가면 유방암으로 중증 혜택을 본다.

한 사람이 의료보혐혜택을 이렇게 많이 보는 경우는 없다고 말해서 웃었다.

외과 의사를 이십년 이상 했지만 이렇게 수술을 많이 한 환자는 처음 본다던 암센타 의사선생님말에도

나는 웃기만 했다.

온 몸이 칼자욱인것에 놀라는 의사 선생님에게 사무라이 같지 않느냐는 농담을 했다.

내 농담에 의사선생님도 웃었다.

내가 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했기에 이렇게 많은 혜택을 보는걸까.

고맙다.

산정특례는 치료비의 십프로만 내면 되고 중증은 오프로만 내면 된다.

나라가 도와주겠다는데 잘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글을 써보니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는것을 알겠다.

밤을 지새우며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지난해와는 많이 달라졌다.

좀더 시간이 걸릴것 같다.

힘이 들고 질력이 나면 아무 영화나 다운 받아서 본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늑대소년이 제법 여운이 있었다.

잊고 살았던 사랑이라는 것의 느낌이 와 닿았다.

먼 옛날 나도 그런 것을 느낀 적이 있었지...

추억은 추억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때엔 아름다울수 있는 것이지.

 

\"밥 한끼 해먹이고 싶어.\"

\"먹고 싶은게 뭐지?\"

이런 전화들을 받으면 내가 돼지냐고 말하지만 이런 친구들이 내게는 재산이다.

좋은 날을 맞이 하기 위해서 살아야하는 것이 아니고 따뜻한 사람들과의 따뜻한 시간이

아쉬워서 조금 더 살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