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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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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는 외출중


BY 그대향기 2013-01-26

 

 

 

외손녀는 지난 해 11월이 돌이었다.

내가 저희들 삼남매 키울 때는 집에서 돌 상 차려주고 사진찍은게 전부였는데

큰딸은 외손녀가 돌이 되기 몇달 전부터 돌잔치 할 뷔페를 예약 했다.

공동구매 형식으로 하기 때문에 일찍 해야 하고 하고 싶은 날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몇달 전에 날을 잡고 선물을 준비하고 그 날 입을 예복까지 예약을 했다.

우리 때 와는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른 요즘 애들의 돌잔치 풍속이다.

뭐  첫애기 때니 잘하고 싶고 폼내고 싶은거겠지....

 

막상 돌잔치 당일에 곱게 화장을 하고 외손녀랑 깔맞춤으로  드레스를 입은 큰딸은

마치 결혼식 당일  신부처럼 예뻤다.

외손녀는 당연히 귀엽고 예쁘고.

턱시도를 입은 사위도 새신랑이었고.

많은 손님들이 축하해 주셨고 행복한 돌잔치였다.

애쓰고 준비한 보람이 있었던 만족한 그런 돌잔치.

 

그런데 큰딸은 외손녀가 놀이방을 가고 대여섯살이 되면 둘째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럼 서른살이 훌쩍 넘게???

나는 엄포를 내렸다.

나이 들어 애 낳으면 산모도 힘들고 애 머리도 덜 좋다고....

젊은 엄마가 건강한 애기를 낳는다며 카카오톡으로 거의 날마다 잔소리를 해댔다.ㅋㅋㅋ

외손녀를 기르느라 피곤하다는 핑계로 큰딸은 힘들어했고

사위까지 밀려나는 분위기였다.

 

안 그래도 애 낳으면 미워지는  여자 몸태.

둘째까지 낳고 한꺼번에 미워지고 그 다음에는 미시처럼 이쁘게 해고 살아라고 또 잔소리를 했다.

남편은 평생 친구처럼 편하기도 하지만 자칫 소홀하면 손님처럼 서먹해진다고도 했다.

다 알아서 할테니까 걱정말라던  큰딸.

은근슬쩍 알아보니 배란기피임도 하는 눈치.

말리기를 여러번이었다.

별 걱정을 다 한다며   이 엄마의 잔소리를 건성으로 듣던 큰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때문이라며 문자가 날아들었다.

무슨???

엄마 때문에 임신했잖아요.....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축하한다~~

아직 큰애도 적응 못하게 힘든데 엄마 때문이야~~

잘했어 잘했어~~

낳기만 해라 크는 거 잠깐이다.

너 애국하는거야~`ㅎㅎㅎㅎ

 

사위도 좋아했지만 사돈어르신들도 아주 좋아하셨다.

돌이 갓 지난 외손녀는 더 이쁨을 받고 있다.

사위는 둘째 임신소식을 듣자마자 딸 몰래 자동차를 주문해 뒀다가 깜짝선물을 했다.

큰딸 몰래 한 선물이었는데 큰딸이 도로 물러라며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아직 자기들 이름으로 된 집도 없는데 벌써 차를 두대씩이나  굴리면 과소비라며 거절했다.

사위는 너무 반갑고 고마워서 한 선물에  딸이 너무 화를 심하게 내니 되려 화가 났다.

물리려니 손해가 많아서 안된다며 선물이니  반갑게 받아달라며 좋게 해결했다니....

 

\"RAY(레이)\"

아담하고 애 딸린 엄마들이 선호한다는 소형차다.

풀옵션으로 모든게 편리한 민트색 새차 레이를 타고 어제 딸이 외손녀를 데리고 놀러왔다.

처음보는 차가 마당에 주차 된 걸 보고 참 이쁘고 앙증맞네...혼자 생각하고 집에 올라갔더니

외손녀와  큰딸이 타고 온 차라고 했다.

반가우면서도 조심스러웠다.

사돈어른들이 어찌 생각하실까도 걱정이고 집 살때까지는 좀 참지..하는 노파심도 있었다.

딸도 여러번 거절하다가 대판 싸우게 생겨서 받은 선물이라고 했다.

나는 애 셋을 낳을 때까지 선물은 못 받아봤는데 지금이라도 소급받을까부다.ㅋㅋㅋ

그 대신 2~3년 사이에 저들 이름으로 된 아파트를 갖겠다며 당찬 포부도 밝혔다.

 

애들 더 크면 집 장만하기 어렵다며 나도 거들었다.

시댁에 더 잘하고 다른  집안 살림에 알뜰해 질 것을 일러줬다.

젊은 애들하고의 사고방식이 우리 때 와는 사뭇 다르다.

편리함도 추구하면서 실속을 차리는 반면 우리 때는 안쓰고 절약하기가 우선이었다.

그래봤자 한평생은 매 한가진데 즐겁게 살면서 실속파로 사는 것도 한 방법같다.

배 부르기 전에 좀 너른 평수로 이사갔다가 2~3년 더 모아서 장만한다니 믿어주자.

밖에서 보는 것보다 안이 훨씬 넓은 레이를 타고 딸은 외손녀랑 고교동창생들을 만나러 나갔다.

레이는 외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