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를 개업하고 8개월째 매상은 제자리이고......경기탔이다 뭐다 .......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며 스스로를 위로 하는것에도 이젠 적당히 지쳐가고 있다 .
너무 신경을 곧추세운 탓일까 ? 내 증세가 건망증을 넘은것 같다 .
뭔가를 깜빡 했다가 생각이 나면 건망증이고 전혀 생각이 나지 않으면
치매라는데 요즘은 이건 뭐지 ?? 하는 느낌이 너무 잦다 .
얼마전 부부 두쌍이 저녁을 먹으러 왔는데 가끔 오시는 손님들이다 .
생선찜 2인분 묵은지찜 2인분을 시키길레 요리를 해서 밥상에 올려놓는데
아무리 봐도 3사람이다 . 이상하다 ,,,,, 분명히 4인분을 시켰는데
혹시 내가 잘못 들었을까 ? 밥상을 차리면서 앉아있는 손님들을 향해
\" 4인분을 시키셨는데 세분밖에 안계시네요 . 혹시 3인분을 시키셨는데
제가 잘못 들었나요 \" 했더니 우하하하 웃으면서 우리 지금 네사람 맞는데요 .
하길레 \" 아니 지금 세사람 이잖아요 \" 하면서 둘러 보는데 \" 누가 안보이는 거예요? \"
하더니 서로 자기가 안보였나 보다고 웃더니 재밌게 해줄려고 그러시는 거지요 ?
덕분에 재미 있었어요 하며 손님은 웃는데 옆에있던 남편이 나를 멀거니
쳐다 보더니 \" 왜 그래 ?\" 하는데 그순간 소름이 쫘악 돋았다 .
그리고 며칠후 ...... 더 큰 사고를 쳤다 .
딸아이의 수능전날 물룬 수시로 이미 합격을 한 터이지만 혹시 등급이 잘 나와서
장학금 대상이 될까해서 본다기에 그렇게 알고 있다가 저녁에 가게에서 전화를 했다 .
\" 내일 아침에 뭐 먹고 갈래 \" 했더니 \" 글쎄 ? \" 하길레 \" 집에있는 닭 볶음탕 먹을래? \"
했더니 \" 그냥 자극적이지 않을걸로 먹을래 \" 하길레 그럼 내일 아침은
부드러운 계란찜이나 해 주어야겠구나 . 생각하고 가게에서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
들어 갔는데 집에가니 식탁위에 보온 도시락이 나와있다 .
\" 너 내일 도시락 싸갈거니 \" 물었더니 \" 응 \" 한다 . 집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
수능 당일 아침에 일어나 돈까스를 튀겨서 쌀까 ? 했더니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걸로 싸달라는데 아무리 냉장고를 뒤져도 뭔가가 없다 . 휴........
어쩔수 없이 깍두기와 멸치 그리고 쏘세지를 계란에 묻혀서 쌌다 .
도시락을 싸다가 슬며시 부아가 나서 방으로 들어가 채비를 하고있는 아이에게
도시락은 생각도 못했는데 그럴거면 미리 얘기를 하지 그랬냐고 했더니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 보면서 도시락은 뭘 싸갈거냐고 어제 전화로 엄마가
이야기 했으면서 무슨 딴소리냔다 . 무슨소릴 하는거야 아침 먹는것만 물어 봤구만
했더니 와락 성질은 내길레 수능 날이니 내가참자 꾸역꾸역 눌러놓고 하루종일
아무리 생각해도 도시락에 대한 대화를 했다는 자체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
가게에서 하루종일 수능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서 그제사 생각나는건
점심을 먹고 나서도 시험을 계속 치르고 있다는것에 생각이 미쳤다 .
그러면서도 도시락에 대한 대화를 했다는건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 .
내가 미친건가 ? 다음날 저녁.... 집에 돌아가서 아이에게 그이야길 꺼냈더니
아이는 그때까지 서운한 감정에 피곤하게스리 다 지나간 이야길 왜 하냐고 한다 .
따지자는게 아니라 현재의 내상태를 체크해 보고 싶었을 뿐인데.......
이게 건망증일까 ? 아니면 치매의 전조증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