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야무지게 아주 어려부터 지금까지도
희망사항 꿈들이 너무 많아 탈(?)이다
너댓살 무렵부터 발음도 서툴게 과학자 가수 외교관 등
기억조차 나지않게 수도 없는 자기 꿈들을 읊으곤했다
물론 꿈이 많은건 아주 좋은 일이다 문제는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다는 것
아들은 남들이 말하는 엄친아였다
뭘 해달라 조른적도 없고 너무 완벽해서 사실 어려운 자식이였다
아들이 중3때 갑자기 테너가수가 되어야겠다고
남편에게 의논이 통할리없고 친정어머니께서 교회 장로님 사위에게
부탁을하시고 시간당 삼만원의 고액의 레슨을 몇 년간 하기도
이태리 유학파니 당연 고액의 수업료였다
이사건(?)은 지금도 남편은 모르고 있고
아들은 고3이 되더니 갑자기 또 법률 전공을 해야겠다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녀석 하면서도 나는 허락을 하게되고
아들은 법대를 가게되고(아직도 신기하다)
졸업 후엔 갑자기 건설 쪽으로 방향을 돌리더니
우리나라 큰 기업에서 열심히 일하다
요즘은 자동차 부품개발 쪽에서 일하며 살아가는데
아들은 자격증이 열 가지도 넘는다
아들은 지금도 세상에서 제일 쉬운건 공부라고 한다
내가 낳았어도 이상한 아들이다
요즘도 퇴근 후 새벽까지 공부 한다고 며느리가 귀뜸을 해주기도
4년제 대학 졸업한게 스스로가 못마땅하다나 어쩐다나
곧 집안에 박사 하나 나오는거 아닌지 꼴통 박사!!
아들덕에 나도 얻어지는게 많은데 그중 클래식의 귀가 트인거
어떤 장르의 음악도 다 좋아하는데 유독 클래식은 내겐 어려웠다
아들 덕에 너무 듣다보니 어느날 귀가 짠 하고 트이더니
마음이 산란하고 피곤하면 클래식을 듣게 되고
예전에 3테너들이 한국방문하면 다녀오기도
아들은 공교롭게도 나이가 들어가며 파바로티를 닮아가고 있는데
머리카락도 서서히 빠지더니 파바로티 이미테이션이다
( 털보인 아들이 턱 수염을 안길러서 그건 다행스럽다)
일찍 결혼해서 얻은 아들이라 얼결에 키우고 친정어머니께서
나보다 오히려 지극정성으로 키우신게 위안이되며 감사하고
아들에겐 아직도 미안함 투성이다
아들이 이제 서른 아홉의 풍체좋은 아저씨인데
아직도 책상과 씨름하니 나는 안타까운 마음만 들고
이제 제발 좀 그만하지 싶으다
아들내외는 알뜰살뜰이 살아서 몇 해전 32평짜리 아파트를
양가 부모 도움없이 마련해서 마음 한켠이 미안하며 고마운 마음이다
아들은 새벽 별보고 나가 밤에 별보고 들어와 책상에 앉는단다
그러니 언제 아이가 생기겠냐 말이지
결혼 십년인데 며늘애가 오죽이나 상심이 클까 싶으다
아들아
이제 공부하는거 그만하면 안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