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걷기운동할려면 집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고등학교가 하나 있습니다.
이 학교는 산쪽에 있는데 부산 도시고속도로 밑을 통과해야 갑니다.
작년에 MBC-TV에서 친구라는 미니 시리즈를 찍었던 그 학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학교가는 중간에 고등학생들이 하교할때면 항상 들리는
식빵과 오뎅등을 파는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저는 식빵보다는 오뎅을 자주 먹고는 걷기운동을 하러 학교쪽으로 갑니다.
하루는 제가 오뎅을 먹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저에게 뜻밖의 말을 합니다.
제가 어떤 남자하고 정말 많이 닮았는지 자꾸만 저에게 누구 아빠가
아니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했습니다.
아주머니 말씀으로는 바로 근처에 어린 딸을 키우는 부부가 사는데
그 아이의 아빠가 저하고 정말 많이 닮았기에 착각을 했다고 합니다.
오뎅을 먹고 학교로 올라가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치는데..
제가 아직 미혼이다 보니까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저 처지가 투석하다보니 무슨 결혼일까요 어쩌면 견물생심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그 아이 아빠하고 많이 닮았다고 하니까 문득
그 남자가 어느날 교통사도를 당하는데 제가 그것을 지켜보다가
이 남자는 중환자실에서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데
제가 이 남자를 대신하여 그 집으로 들어가는것이죠.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 남자 아내에게 너무 잘하고
회사에 가서도 윗 사람에게 아랫 사람에게 너무 잘하면서
열심히 일한다는~
그런데 양심상 이 남자의 아내하고는 밤에 잠자리를 못할것 같고요.
요즘 회사원들이 바쁘다보니 가정보다는 직장에서 많은 시간을
밤 늦게까지 보내는데 저는 이 남자의 아내를 위하여
아이를 데리고 소풍도 다니고 아내의 처가집에서 가보는것입니다.
물론 응급실에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이 남자가
이 남자 처갓집에 잘 못한다는 가정하에 그런것이고
자상하게 아이를 위하여 노력해주고 이 남자 아내에게도
전 남편이 잘해주지 못한것들을 잘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다 100일이 되면 난 사실 당신 남편이 아니였다.
당신 남편은 지금 응급실에 식물인간으로 누워있기에
어쩌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저의 잘못을 용서해주세요라고 하면서 그녀를 데리고
남편이 누워있는 응급실로 모시고 가는것입니다.
무슨 일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이야기를 해주면서...
물론 100일동안 저라는 사람은 그 누워있는 사람에게 가서는
내가 당신을 대신하여 아내를 잘 보살펴주었고
아이도 극진하게 사랑을 해주었으니까 이제는 당신이
다시 일어나는것밖에 없다면서 100일동안 말해주는것입니다.
응급실에 누워있는 남편을 바라보는 이 남자의 아내를 남겨두고
저는 다시 예전의 혼자였던 저로 다시 돌아오는것입니다.
그래도 100일동안 이루지 못했던 자상한 아빠가 되어보았고
아내에게 존경받는 아내를 위한 좋은 남편이 되어보았다는것에서
만족을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저는 그렇게 운동장 5바퀴를 걷기운동하면서 머리속에서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