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우리 부부의 결혼 9주년이였다.
사는게 빠듯해 별 기대도 없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영화보고, 간단히 외식하고 들어오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올해들어 처음으로 시부모님의 농사일을 맡아서 하다보니
남편은 남편대로 바쁘고,,,
나도 나 나름대로 바쁘다.
사무실에 어렵게 일주일간의 휴가를 내고
모내기를 하면서도 투닥투닥~
모내기가 끝났지만 할일은 많다.
이앙기로 심긴 했지만 모가 제대로 심어지지 않은 곳에
손으로 모를 손수 지어야 했고
비료도 쳐야 했으니.....
5년여정도 담배를 끊었던 남편은
농사일을 시작하면서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없는 경제사정에 나는 아낀다고 하지만
남편은 조기축구회도 들어가면서
비싼 축구화에 가방에 별거 다 산다.
\'그 값이면 우리집 부식값인데..\'
하는 생각도 들고
심한 소비는 아니지만 지금이 아니여도
조금이라도 여유 있을때 들어가도 될것을
정말 지금 꼭 가입해야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소주 한병씩 비우는 남편의 모습,,
대낮부터 벌건 얼굴을 보이며
오가는 길에 나의 사무실에 들르는 것도 창피하다.
처음에 사랑할때도 이랬나...
그냥 다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되고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허나 반복되어지는 일상에서
자꾸만 남편의 장점보다는 단점만이 내 마음을 후벼판다.
양말은 뒤집어 벗기 일쑤고
옷은 벗은 곳에 그대로.....
친구들 만나 쓰는 돈으로
가끔 나에게 맛나는 음식 좀 사주면 어떨까....
그래서일까
요즘 들어
남편의 얼굴이 보기 싫다
목소리조차 듣기 싫다.
스킨쉽은 더 더욱 싫어진다.
괜한 짜증만 내는 내 모습이 남편은 이해가 되지 않나보다.
(결국엔 경제적인 부분이 압도적)
그렇다고 얘기라도 할라치면
\"그럼 당신이 돈을 더 많이 벌어오던가\"라는
상처담긴 말이나 하고...
싫어진다,,,남편이
싫어진다... 일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