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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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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투락 공연 가던 날.


BY lala47 2011-05-29

록 음악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우리 나이에 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주최측에 간다고 약속을 하였으니 가긴 가야 할것 같았다.

 

고민을 끌어안고 지쳐 있는 언니에게 기분 전환겸 가자고 졸라서 집을 출발 하는데에는 난관이 있었다.

고민은 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니까..

해결책 없는 고민은 아웃이라는 나의 지론을 언니는 수긍을 하지만 실천을 하지 못한다.

언니는 요즘 내게 야단을 자주 맞는다.

\"또 원점이야?\"
\"야단 치지마!\"

아침이면 이런 대화를  반복한다.

 

저녁 산보를 다녀오신 아버지가 한잠 주무시겠다며 누워버리신 시간은 이른 저녁 식사를 드리기로 계획한 시간이었다.

잠이 드신 아버지를 바라보며 언니는 못가겠다고 말한다.

\"이렇게 주무시면 한참 걸려.\"
\"한시간만 주무시게 하고 깨워.\"
옥신 각신이 벌어졌다.

\"저녁 시간에 혼자 계시면 기다리시느라고 못 주무셔.\"
\"혼자 계시는 날도 있어야지 무슨 소리 하는거야?\"

\"아무래도 너 혼자 가야 할것 같다.\"
\"그건 안되지. 깨워.\"
\"화 내시면 어쩌지?\"
\"그래도 깨워.한시간 주무셨으면 충분해.\"

작은 문제에도 성격 차이가 두드러진다.

 

구십대는 육십대의 저녁 외출에 어쩔수 없이 일어나셔서 저녁을 잡수셨다.

\"아버지 핸드폰 켜놓고 계세요.\"
언니는 집에 계신 분에게 무슨 소리 하는건지..

나가서 수시로 전화를 해보겠다는 말이다.

노인도 과잉보호를 하면 안된다는 충고를 해준다. 

고양 어울림 누리를 찾아가는데에는 그리 힘들지 않았다.

시간이 넉넉하니 카페에 들려서 모카커피를 한잔 했다.

아버지가 무사히 잘 계신가 궁금한 언니는 아버지께 전화를 하고 있었다.

내참.. 집에서 무사하지...못말리는 언니다.

 

할인 티켓을 두장 받아서 자리를 배정 받고 공연장에 앉으니 새로운 분위기에 흥겨운 기분이 들었다.

공연이 시작 되고 긴머리 가수의 키타 연주와 드럼 소리가 공연장을 울렸다.

한동안 뜸 했었지...

아는 노래는 그것 하나뿐이었다.

언니를 바라보니 귀를 막고 있었다.

드럼 소리가 너무 시끄럽기는 했다.

 

록을 좋아하지 않아서 동행할수 없다던 친구 생각이 나서 혼자 웃었다.

차라리 뽕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갈까?\"
언니에게 물으니 고개를 끄덕였다.

 

두시간 공연에 한시간만에 도중하차 할수 밖에 없었다.

시끄러운 기타연주와 드럼소리에 더이상 앉아 있지를 못하고 나왔다.

어울림누리 정원을 걸어나오며 말했다.

\"저녁 산책 나온 셈 치자구.\"

생각보다 일찍 귀가한 우리를 아버지는 무척이나 반가워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