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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기준 연령을 75세로 상향 조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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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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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BY lala47 2011-03-10

근무력증이라는 병은 운동절제라는 주의사항이 있다.

근육을 아껴서 써야한다는 말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충고를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그러마고 대답을 하지만

맨손체조와 간단한 산보 이상은 하지 말라는 의사 선생님의 지시를 나는 따를 수밖에 없다.

 

완치란  불가능하니 이제 지병이 되고 만 근무력증은 내가 죽을때까지 껴안고 살아가야만 한다.

십오년전처럼 눈이 내려 앉는다든가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일과 팔다리에 마비가 오는 일을 다시는 겪고 싶지가 않다.

흉선절제라는 그 무섭고 큰 수술의 경험은 나로하여금 근무력증에 대한 공포를 안겨주었다.

스테로이드 처방을 더이상 받지 않아도 되는 시점에 온 후로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위해서

금지된 감기약이라든가 근육이완제나 수면제는 복용하지 않는다.

이년전 무심코 먹었던 기침약으로 갑자기 마비가 왔을때 다시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았던 일이 있었다.

지난 달에 산정특례라는 특혜를 의료보험에서 해주도록 의사선생님이 서류를 작성해주었다.

진료비 공짜 약값 구십프로 특혜란다.

고마운 일이다.

 

며칠전 밤에 복통이 일어났다.

토하고 싸면서 새벽을 맞았다.

정로환과 까스명수로 내 나름대로의 처방을 내렸다.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아프면 낭패다.

 

근처에 내과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만 두었다.

까스명수와 죽을 먹으면서 다시 일에 몰두한다.

임신초기처럼 속이 메슥거린다.

할수 없이 침대속으로 기어 들어가 따듯한 팩을 껴안고 잠을 청했다.

속이 메슥거리면 어지럼증이 동반한다. 걔네들은 꼭 함께 다닌다.

그놈의 혈압이 또 말썽을 피우나보다.

새로운 병원에 가면 병력을 다 말하라고 한다.

쓸개 절제 했습니다..갑상선 절제 했습니다..자궁 절제 했습니다..흉선 절제 했습니다..맹장수술 했습니다.

이런 말들을 하기가 싫다.

 

하루를 견디고 나니 복통이 거의 사라졌고 가끔 욱신 거리는 통증만 남아 있다.

사우나에 가서 몸을 녹였다. 사우나에서 토악질을 할뻔했다.

사우나의 뜨거운 공기탓인가보다.

돌아와 컴퓨터를 켜니 언니가 영상전화를 해온다.

병원에 가라는 잔소리를 하는 언니에게 알았다고 대답했다.

길어진 수명을 한탄하는 대화를 나누었다.

백이십살이라니 이만큼 더 살아야 하는거란 말이냐구...끔찍하다 끔찍해.

 

오산내과를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았다.

제법 가까운데에 내과가 있었다.

갈까 말까 망설이면서 햇살 들어오는 창을 바라본다.

봄빛이 참 찬란하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는체 또 봄을 맞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