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는 원래 잘 받지 않는데
안 받아도 계속 울리길래 받아 보았다
\"문자 메세지 받고 전화하는데 OO초등학교 OO아니에요?\"
순간 며칠 전 초등학교 카페에서 예전 같은 반이었던
친구의 전화 번호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메세지를
남겼던 생각이 났다 반가운 마음에
\"응, OOO 목소리 들으니 너무 반갑다 나 기억해?\"
\"그럼 너 입술에 점 있는 거까지 기억난다\"
\"어머, 너무 미안하다 근데 나는 니 얼굴은 기억이 안 나는데
혹시 네가 키가 작아 앞줄에 앉아 있었던 거 아니니?\"
\"아니, 나는 중간쯤에 앉아 있지 너는 덩치가 큰 편이었지?\"
나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친구에게 미안해졌다
우린 금새 하하호호 웃으며 순식간에 42년 전의 그 초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갔다
인천에서 초등,중,고등을 다니다 보니 옛 친구들은 거의
인천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초등학교가 기수별로 동문회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듯한데 카페에 들어가 보면 이제는 중년이 되어서
남자들과 얘니, 쟤니 하는 게 어색할 것 같애
동창회나 동문회에는 아직껏 참석을 못하고 있다
우리 때는 4학년 부터 남녀가 반이 갈렸기 때문에
남자들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어서 새삼스레 친구로
만나는 건 쑥스러울 뿐만 아니라 어색할 것만 같아
용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4학년부터 6학년때까지 같은 반에서 공부를 한
여자 친구들은 궁금하여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많다
다행히 한 친구가 마당발이어서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끼리
연락이 닿아 얼마 전 서로 만났다며 내 소식을 궁금해 한다고
하였다
그 얘기를 들으니 아직도 꿋꿋이 인천을 지키고 있는
그 친구들이 몹시 보고 싶어진다
마침 강릉에 살고 있는 요리연구가인 친구도 3월에
서울 오면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하였기에
이제 막 시작된 3월이 자못 기대가 되고 가슴이 풍선처럼
부풀어 간다
올봄에는 까마득한 옛 추억속의 친구들과 만날 시간이
하루하루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