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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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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회


BY 시냇물 2011-03-02

 

아침에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는 원래 잘 받지 않는데

안 받아도 계속 울리길래 받아 보았다

 

\"문자 메세지 받고 전화하는데 OO초등학교 OO아니에요?\"

순간 며칠 전 초등학교 카페에서 예전 같은 반이었던

친구의 전화 번호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메세지를

남겼던 생각이 났다 반가운 마음에

\"응, OOO 목소리 들으니 너무 반갑다 나 기억해?\"

\"그럼 너 입술에 점 있는 거까지 기억난다\"

\"어머, 너무 미안하다 근데 나는 니 얼굴은 기억이 안 나는데

혹시 네가 키가 작아 앞줄에 앉아 있었던 거 아니니?\"

\"아니, 나는 중간쯤에 앉아 있지 너는 덩치가 큰 편이었지?\"

나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친구에게 미안해졌다

우린 금새 하하호호 웃으며 순식간에 42년 전의 그 초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갔다

 

인천에서 초등,중,고등을 다니다 보니 옛 친구들은 거의

인천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초등학교가 기수별로 동문회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듯한데 카페에 들어가 보면 이제는 중년이 되어서

남자들과 얘니, 쟤니 하는 게 어색할 것 같애

동창회나 동문회에는 아직껏 참석을 못하고 있다

 

우리 때는 4학년 부터 남녀가 반이 갈렸기 때문에

남자들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어서 새삼스레 친구로

만나는 건 쑥스러울 뿐만 아니라 어색할 것만 같아

용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4학년부터 6학년때까지 같은 반에서 공부를 한

여자 친구들은 궁금하여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많다

다행히 한 친구가 마당발이어서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끼리

연락이 닿아 얼마 전 서로 만났다며 내 소식을 궁금해 한다고

하였다

 

그 얘기를 들으니 아직도 꿋꿋이 인천을 지키고 있는

그 친구들이 몹시 보고 싶어진다

마침 강릉에 살고 있는 요리연구가인 친구도 3월에

서울 오면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하였기에

이제 막 시작된 3월이 자못 기대가 되고 가슴이 풍선처럼

부풀어 간다

 

올봄에는 까마득한 옛 추억속의 친구들과 만날 시간이

하루하루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