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에 한 가락 하지 않은 남자 없고
왕년에 한 미모 하지 않은 여자 없다.
그것이 ‘나이’란 걸 알고 인정하기까지는
똑똑하면 20년, 찌질하면 죽을 때까지 모른다.
나이의 프리미엄인 줄 모르고
착각 속에서 당당하게 한 연애질 했던 콜라…..
벌써 20여년 세월이 유수같이 흘렀나…… 아쉽던
지난해 모월 모일 모시…
네이버 초기 화면 메인 뉴스에 뜬 한 남자를 보고 깜딱~ 놀랐다.
‘허걱!! 이 남자!!!’
먼저 눈길 준 게 그 남자 였나 나 였나?
순서는 딱히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지만
사건 취재간 경찰서 유치장 앞에서
어리버리한 수습기자와 쭈볏쭈볏한 촌티 여기자가
뭔가 꺼리가 없을까 허기진 눈빛으로 기웃대다 눈이 맞아
노량진 경찰서 앞 허름한 지하 레스토랑에서 차 마시고
저녁 먹고…..
이후부터 영화도 보고 내가 좋아하는 한강 노을빛 아래 데이트를 하며
열정적인 사랑이라 할 순 없지만 분명 연애감정이었다.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도 가끔
이루어지지 못할 남녀를 엮어
시간 낭비시키는 실수를 범하신다면
이 남자와 나의 관계가 그랬다.
이루어질 것도 아니면 빨리 박살 내버리고
더 좋은 물건(?)을 조달해 주시던가
콩깍지를 씌워 미쳐버리게 하시던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진짜 시간낭비, 청춘낭비 일 뿐이다.
나 조차 내 감정의 골이 헷갈리기만 하던 어느 날
한강 데이트에서 나에게 짤릴 결정적인 발언을 했다
“여자들의 하얀 발등에 드러나는 파아란 힘줄을 보면 너무 사랑스러워….”
헐!
내 발과 손은 신체 부위 가운데 가장 튼실해서
입원이라도 하는 날엔 살들 속에 숨어버린 혈관을 찾아서
경력 3년차 이하 간호사들은 눈 뒤집고도 못 찾는데....
그리고 유야무야한 이유가 겹쳐 빠이빠이~ 했던 남자가
공개적으로 절대 밝힐 수 없는 직함을 달고 온라인 메인 뉴스에 등장한 것.
호기심에 클릭!
정치부 기자에서 특파원, 국회의원을 거쳐 어떤 요직에 낙점되었단다.
세상 참 이래서 살아 볼만 한 게 아닐까?
뉴스 촛점이 된 그를 바라보는 내 기억 속의 그는
수습기자로 경찰서 숙직실에서
매일 밤 술과 라면으로 연명(?) 하다가 병원 신세까지 져야 했던 모습이었다.
마치 뱀이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한 기분이랄까. 그랬다.
누군가는 놓친 사과가 더 달다고 했던가….
콜라는 놓친 사과는 개미 밥되라고 퉤퉤 침 뱉아 버린다.
자고로 남자는 공부를 잘 하던가.
공부를 그럭저럭 하는 머리면 줄을 잘 서던가
물론, 공부 잘하고 줄 잘 서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은근 호기심이 발동하여
지난 남자친구들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영철이
철수
정훈이
경석이
.
.
.
세상에....
십 수년 컴을 껴안고 살면서도
이렇게 짜릿한 오락이 인테넷 세상에 존재하는 줄 미처 몰랐다.
검색 뒷 야그는 2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