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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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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BY lala47 2011-02-04

늙어간다는 사실은 참으로 쓸쓸한 일이다.

양로원에 계신 노인들이나 거리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에게도 찬란한 청춘은 있었을것이다.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큰 숙제로 남아 있다.

 

늙어갈수록 주머니는 열고 말수는 줄이라는 말이 있지만 주머니를 열수 있는 노인들은 행복하다.

노인의 고독은 돈과 직결한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돈이 많은 노인도 외로울수 있지만 가난한 노인들이 겪는 고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초라하게 늙어간다는것은 고독에 추가 점수를 준다.

 

아니라고 우기지만 나도 이제 서서히 노년의 나이로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어쩌면 공포이기도 한 노년..

나는 어떻게 이 길고도 긴 관문을 통과할것인가.

자식앞에 당당할수 있는 노년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과연 그것이 성취할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다.

적당한 나이에 적당한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기를 소망한다.

병이 나서 자식에게 부담주지 않고 자식이 아쉬워 할수 있는 나이에 갈수 있다는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그런 행운이 내게 찾아와 줄지는 미지수다.

 

아이들의 세배를 받았다.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라.\"

내가 하지 못한 일을 자식에게 바래본다.

나는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것 같다.

그것도 또하나의 후회로 남는다.

마음을 여는 법을 몰랐던것이다.

꽁꽁 여미고 열수 있는 한부분만 열었다.

사랑한다는것은 마음을 활짝 열어야만 가능한 일이라는것을 몰랐다.

누군가와 농담을 했다.

\"이번엔 잘 할 자신있으니까 남자 좀 소개해줘봐요.\"

헛소리다.

외로운 탓이다.

누구에게 또 무슨 피해를 주려고 그런 헛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설날을 보내느라고 모두 시끌벅적하다.

일산 아버지께 갔다가 아들네로 달려가며 나나름대로 분주한 설을 보냈다.

아들의 SOS에 움직일수 있는 엄마임이 다행이었다.

구십사세의 아버지는 딸들이 육십대 중반인것에 실감하지 못하신다.

네 나이가 몇이라구?

묻고 또 물으신다.

구십사세앞에 육십오세은 명암도 못내밀지만 나도 적지 않은 나이라는것을 강조한다.

 

봄이 다가선다.

겨울은 겨울대로 봄은 봄대로 쓸쓸하겠지만 아직은 나를 찾는 사람들이 많고 내가 할 일이 남아 있음에

절망하지 않고 살아남으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