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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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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시봉과 함께


BY 명자나무 2011-02-03

언니랑 전화 통화 하다가  mbc 놀러와 에서 쎄시봉 친구들이 나왔었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것을 못 보다니..

아쉬워 하다가 설 특집으로 2탄을 한다기에 달력에다 빨간 매직으로 동그라미를 치고,

시간도 적어놓고 .. 잊어버릴까봐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만.

 

 

역시나 공사다망한 김여사는 31일이 지나는줄도 모르고,

 관리비며 자질 구레한 말일에 해야할일을  놓친것도 깨닫지 못한채

2월 1일이 되어서야 \"아이쿠야~ 클 났다\" 하다가

번쩍!!  쎄시봉을 놓친것까지 생각이 갔습니다.

이렇게 억울할데가..

아이들은 강심장을 보겠다는걸

절대 양보를 못 한다면서 리모콘을 허벅지 아래에다 깔고 앉았습니다.

 

제목이 쎄시봉 친구들이니 조용남 이나 김세환 이장희가 나오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역시나 촛점은 트윈 폴리오 였던 송창식이나 윤형주에 꽂혀있습니다.

 라디오 에서 들었던  웨딩 케잌이나 에델바이스, 그리고 하얀 손수건 등등의 노래들은

맨날 들어도 질리지가 않았어요.

그 중에 웨딩케잌은 가사는 슬픈데 곡조는 너무 경쾌하다 생각했었는데

나만 그리 느끼는 걸까요?

 

결혼을 하고 큰 아이가 유치원을 다닐때쯤

동기 엄마가 레코드가게를 했었어요.

그 당시에는 공 테잎에다가 좋아하는 노래를 녹음해주기도 했는데,

죽~송창식 노래만 적어내니 차라리 테잎을 사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었어요.

\"\"

송창식 ..

실물도 한 번 먼 발치에서 봤더랬어요.

와글와글 사람들로 바글 거리는 명동에서

 송창식이 기타를 옆구리에 끼고

군화를 신고 약간 웅크린듯이 걸어가는데 

얼굴이 생각보다 하앴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부부 싸움의 맨 처음 신호탄 이기도 합니다.

결혼을 하니 박씨가 베게 만 한 독수리표 카 셋트를 사가지고 와설랑은

나훈아 노래를 가끔씩 듣더라구요.

 

옳거니~

내 짐 어딘가에 송창식이  있었는데...

며칠을 찾아 낸 끝에 감격에 겨워 듣고 있는데

말도없이 툭! 끄더니 , 나훈아걸로 교체하는 겁니다.

정말 어의 상실 이었지요.

내 그 때 알아보지 못한게 천추의 한이 될뿐입니다.

 

나훈아, 남진 노래를 따라 부르며  흥에 겨워서 들썩이는걸

단번에 전기줄을 잡아 뽑아 버렸습니다.

너무나 강경한 대응에 놀랐는지

버럭질을 해대길래

그 때만 해도 약지에 끼고 있던 그 잘난 결혼반지를

집어 던지며 각자 집으로 돌아가자고 쿨하게 말한 기억이 있습니다.

 

워낙에 참나무 장작깨비 같은 성격이라

하늘의 별들 만큼이나 많은 연예인이 나왔다 들어갔다 해도

한 번도 누구라고 좋아해본적 없는 강직한(?) 심성이나

송창식의 \"상아의 노래\" \"창밖에는 비오고요~\"\"맨처음 고백\"..아 참 , \"선운사\"도 있네요.

정말 이 노래들만 들으면 가슴이 몽골몽골 해집니다.

나중에 담배가게 아가씨도 나오고 고래사냥, 왜불러,도 나왔으나

역시 종결은 \"사랑이야\" 입니다.

어제사 처음 알았어요. 작사가가 부인이었다는걸~

 

윤형주..

고등학교 때 좋아서 쫒아다닌 교회 오빠가 있었습니다.

성가대에서 테너를  했으니 아마 음역대가 조금 높았었나봐요

사석에서 윤형주의 \"바보\" 를 불렀는데 그 노래가 마음에 꽂혔었거든요

 

쎄시봉 둘째 날,

윤형주가 그 \"바보\"를 부르는데 ,그만,이참 저참 추억에 젖어서

나도 모르게 마구 따라 불렀답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는 비가 내렸네\"도 있지요.

어제 못 들어서 조금 섭섭 했었어요.

 

가요무대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요.

어느날 집에 왔는데 꼭! 봐야 한다는 거예요.

머리털 나고 가요무대는 본 적은 없지만 손님 접대상 틀어줬었지요.

그 친구는 너무 몰입한 나머지 자기 집이 아니란 사실도 잊고서

나오는 노래마다 따라 부르는 겁니다.

그 때는 얘가 왜 이러나? 싶었는데..

내 이제서야 \"바보\"를 부르며 친구를 흉 봤던걸 반성 중입니다.

 

조용남, 김세환 한테는 개인적인 애정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송창식 윤형주 가는 곳에 김세환을 빼 놓을수는 없지요.

그저 막내로서 끼여 다니나 했더니 ,

오늘 보니 의외로 목소리도 좋고, 힛트곡도 많은걸 처음 알았어요.

 

조금 전에 낡고 오래된,

고등학교때 앨범을  홀딱 뒤지는데 도무지 찾을길이 없네요.

윤형주와 김세환의 싸인을 받았는데

윤형주는 우산을 쓴것 같은 모양이었고 김세환은 높은 음자리표를 응용한 싸인이었어요.

캬~

이럴때 인증 샷을 올려야 하는데,

암만 찾아도 보이질 않네요.

 

남들은 명화를 보거나 클래식을 들으며  \"예술은 길다\"를 외치건만

예술에 대히서는 소박하기 그지 없는 이 김여사는

30년을 훌쩍 넘기고도 시침 뚝 따고

여전히 같은 노래를 아름답게 불러주는 나이먹은 쎄시봉 친구들에게

예술은 길도다~ 를 마음 깊이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ps)존칭 생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