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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뒤지는 여자


BY 그대향기 2011-01-18

 

 

 

 

요즘 애들은 크게 귀한게 없는 세대들이다.

사시사철 먹거리에 유행따라 사 입는 옷에 유명 메이커 신발까지.

옛날에는 소풍이나 명절 등 특별한 날 아니면 받지 못했던 용돈도

요즘 애들은 주급으로 아니면 일급으로 받으니 돈 궁한지도 크게 모르고 자란다.

물론 사정이 여의치 못해서 그렇지 못한 가정의 애들도 일부 있기는 하겠지만

우리 어린 날처럼 애들이 너댓씩 있는 가정도 드물고

한명이나 두명?

많아야 셋있는 가정들이다보니 아이가 원하는 것은

음식이든 옷이든 게임기든 가능하면 해 주는 추세다.

 

그러다보니 자기 물건을 잃어버려도 애써 찾지도 않고

음식을 먹다가도 싫으면 다 먹지도 않고 그냥 쓰레기통으로 직통이다.

값비싼 옷도 유명메이커 가방이나 신발까지도 주인을 잃고 쓰레기통에서 썩어가고 있다.

학생들 수련회를 거듭하면서 나는 쓰레기통을 기웃거리고 뒤지는 여자가 되었다.

수련회를 마치는 날

엄청난 간식쓰레기와 쓰다만 생필품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번번히 그냥 버리질 못한다.

 

소각을 하려고 비닐봉투를 들었다가도 뭔가 무게감이 있어서 열어보면

그 안에는 한입만 베어 문 피자가 너댓쪽이나 들어 있고

통닭은   살이 두툼한데 버렸고

제과점의 빵들은 포장도 뜯지 않은 모양으로 들어있다.

값비싼 사과가 두어번  먹다가 그냥 들어 있기가 허다하다.

밀감은 아예 껍질도 안 벗긴체로 들어있고

초코파이는 박스가 오롯이.

캔 음료 역시 수두룩하다.

양말은 말짱한데 그냥 버림을 당했다.

수건은 자루로 하나 가득한 분량이다.

트레이닝복이나 점퍼 그리고 청바지 등 등....

 

소각장 안으로 쓸어 넣기에는 너무 아까운 물건들이 주인을 잃었다.

아니 주인으로부터 버림을 당했다.

주방으로 가 깨끗한 그릇을 들고 와서 먹을 음식은 따로 담아

집에서 기르는 개를 준다.

옷이나 가방들은 주변의 아이들이 입을만한것으로 골라 세탁을 한다.

때로는 내 몸에 맞는 옷은  세탁한 다음 일복으로도 입고....

조금 전까지 아이들이 정들여서 입던 옷들이  쓰레기로 전락을 했는데

양심적으로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질 못하겠다.

 

하루 세끼 밥을 다 먹이고 중간중간 간식을 주는건 너무 과하다.

집에서는 세끼 다 먹이더라도 수련회 중에는 한끼쯤  금식을 시켜 보는 것도

크게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사나흘의 수련회 도중에 한끼 정도 굶는다고 무슨 영양결핍에 걸리는 것도 아닐테고.

인내심도 기르고 아프리카나 북한의 아이들을 위한 아픔도 간접적으로 알게 하면서

언제든지 원하기만 하면 다 먹을 수 있고 즐거울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도

어린 학생들이 좀 알아갔으면......

체격만 컸지 체력은 오히려 더 약해진 청소년들에게

강한 정신력도 키울 기회를   가끔씩은 좀 가졌으면 좋겠다.

 

앉아서 공부만 하는 학교생활이나 수련회가 아닌

움직이면서 체력을 키우고

배가 고파도 없어서 못 먹는것과

있는데 배 불러서 안 먹는 것의 확연한 차이를  알아갔으면....

내 배가 부른데 남 배 고픈 사정을 어찌 알까마는

안 먹으려면 주방이나 인솔선생님들한테 먹기 전에

쓰레기통에 넣기전에 깨끗한 상태로 갖다줬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둘이 하나를 나눠먹고 하나를 남겨서 다음에 또 먹든지...

아이들은 지독하게 개인적이다.

 

수련회가 끝나고 남이 보지않고 더럽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며칠 정도는 배 안 고프게 먹고 살 양식은 나오지 싶다.

쓰레기통이라고 해도 금방 넣은 새 비닐이고

곰팡이가 쓸 시간적인 흐름도 없었는데...ㅎㅎㅎ

솔직히 너무너무 아깝고 아이들의 처사가 야속하기까지 하다.

다 못 먹겠으면 곱게 남기지 한입만 베어 물고 버리다니...

세상에 아까운게 없는 아이들이다.

우리 아이들한테는 수련회 갈 때와 돌아 올 때

가져간 물건들은 모두 되 가져 오도록 훈련을 시켰었다.

 

큰 물건을 잃어버리고 돌아 온 아이들한테

엄마들이 닥달을 하지도 않는 모양이다.

물건을 찾는 전화가 오면 택배로 부쳐라도 주겠구만.

아하~

아주아주 오래 전에 가방을 찾는 전화가 한번 왔어서

부쳐준 기억이 있네.

딱 한번.

 

댁에 아이들은 자기 물건을 잘 챙겨서 가져 오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