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지 2 년 정도되는 친구와 며칠 전에 만났었다.
결혼 생활 중 줄곧 남편의 여성 편력증 때문에 그리도 속 썩이며 살더니....
결국 20 여년의 결혼 생활에 피리어드를 찍고 속 편하게 살아가겠다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하던 그녀....
남편의 바람이 들통날 때마다....상대녀를 원망하며 저주의 말을 퍼붓는 것으로 속상함을 풀던 그녀였었다.
남편의 상대녀가 연상의 여자였을 때는....늙은 여자가 젊은 남자 맛을 보더니 환장했나 보다...라고 했었구....
상대녀가 이혼녀였을 경우엔....세상의 모든 이혼녀를 전부 섹스에 미친 사람으로 몰아부치던 그녀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고 했다...그것도 가정이 있는 남자를...
가정이 있는 남자를 사랑함에 있어서의 애닲음과 목마름 등을 천연덕스럽게 말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었다.
그녀의 그 사랑을....친구의 입장에서 단순하게 축복해 줄 수 없는 나의 편협한 마음도 싫었었고....
3 년 전에 내가 이혼을 하고 딸 둘을 데리고 살아갈 일이 막막한 상태였을 때....
그 친구가 내게 한 말이 아직 가슴에 가시로 박혀 있었지만....그래도 \" 한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 \" 라고
그녀를 외면하는 짓은 하지 않고 지내려고 했었는데....
이젠 그녀를 내 삶에서 밀어내야겠다....너무 모순 투성이고, 자기 중심의 사고방식에 질려 버렸기에.
황희정승의 \" 삼가재상 \" 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에겐 제 각각의 입장과 변명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사정을 헤아려야 한다는 말이겠지만....
때로는 일부러라도 상대의 마음이나 입장을 모르는 척하고 싶을 때가 있는 것 같다.
나나....친구나.... 배우자의 그 \" 바람끼 \" 때문에 줄곧 속 썩이고 아파해 오지 않았던가....
솔직히 나도 내 남편의 상대녀에게 절대 고운 감정은 가지지 못했었다.
오히려 원망과 저주의 마음을 가지기까지 했었었다.
그러했기에....이혼한 지금, 난 내가 그런 여자의 위치에 서지 않으려고 마음과 몸을 다스리고 있는데....
세상이 좋아졌는지...문란해졌는지는 모르나....요즘 인터넷 카페의 익명방이나, 인터넷 소설방에 들어가 보면....
불륜을 아주 미화시키고....정당화 시킨 글들을 자주 읽게 된다.
불륜도 사랑일 수는 있을 것이다.
아니...어쩜 더 절실하게 상대를 원하는 관계일 수도 있을 것이고....
불륜이라는 특수한 분위기가 낳는 스릴감으로 해서 순간적이나마 더욱 불타는 사랑을 나눌 지도 모르겠으나....
그 \" 불륜 \"의 주인공들의 배우자나 가족들이 겪을 정신적인 고통은....누가 , 어떻게 치유시켜 줄 수 있단 말인가....?
나는....아무리 절실한 마음으로 하는 애절한 사랑이라 하더라도....불륜은 용서하고 싶지 않다.
하긴 내가 용서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륜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이 그런 오류에 빠지는 일만큼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