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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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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은 조용히 살고 싶다...


BY 푸른느림보 2011-01-09

살다가도 이렇구나

그럴 수도 있겠구나.

아마 그 때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나...

이런 물음표를 요즈음 수도 없이 가슴팍 한쪽에 뭉텅이 뭉쳐놓고 있다.

 

수명이야 오래되면 오래 될 수록 좋다고 할 것이고

거기에다 건강하면 더욱 좋고

금상첨화로 부를 누린다면 더할 나위 없는 삶이

기본적인 모델처럼 그림에 떡처럼 버티고 있는 세상인데.

 

어쩌자고 자꾸 오른쪽으로만 방향잡어 늙어가는 시계를

쫒아가고 싶지 않다.

일종의 반항일 수도 있겠지만 몸도 별로 지금의 시대상황을 좋게

읽어내지는 않았다.

 

이렇게 거꾸로 걷는다는 걸음이 느려터지면 터질수록 이상하게 편안했다.

백미터경주에 나갈 일도 아니고 일찍 배워오지 못했다고 타박할 이도 없건만

그동안 무엇이 그렇게 전전긍긍하게 서두르게 했는지.

주체가 불분명해서 아직 따지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오래전의 사람들의 행보를 추적하기도 하고

나도 그네들처럼 가장 원시적인 생각을 가깝게 접근해보니

이래서 이렇게 주장했었구나. 어느정도의 수긍이 간다.

 

가장 최근에 유행하는 사유야 나 살다가도 충분히 만날 수도 있겠지만

천년이니 이천년이니 가물가물한 역사속에 숨겨진 사람의 냄새만으로는 콧구멍만

낼름거리는 격이니 나도 감감하다.

 

어찌됐던 간에 살아낼려면 잘 안보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급하게 움직이면 그 자체가 어긋나는 순서의 첫번째고

그로 말미암아 뒷감당만 하다 사라지는 삶들이 허다하니

내가 이러다 그 쪽으로 가도 잘모르다 이제 끝이라는 마침표를 찍어도 진짜 모를일이었다.

 

처음을 모르니 나중을 안다면 이상하고.

다행이라면 오른쪽으로만 늙는 시계 반대편은 늘 비어져 있다는 것이다.

 

늘 그렇게 비워져 있어도 전체로 알고 있는 것을

굳이 급하게 빠르게 끌어당기지 않아도 오는 그 느긋함.

 

한가지만 잘하자는 전문적인 바보가 대량생산되고

기계의 부품보다 못한 인격들이라고 가처분되는 세상인데

대략 중간허리만이라도 찾아 나설 때 첫 번째가

우선정지라는 이정표가 필요하다.

아니면 멈춤에 쉬어보고 쉬어보다 갈 길이 생기니.

이런것은 급하게 달리는 말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천천히 걷는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게 아닌

종착역이 같은 곳이라는 공통분모를 감추는 교묘한 경쟁논리에

휘둘리지 않는다.

 

한 번은 걸어갈 수있는 행운을 우리는 애써 불행이라 말할 필요없다.

가난하다고 자신을 경쟁구도에 끼이지 못한다는 열등감에 먼저 기죽을 권리는

애시당초 성립이 되지 않았다.

부자라고 한 번에 다아 누리는 복은 오히려 화만 잔뜩안게 해주는 것을

지금도 수 없이 반복되고 있음을 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애써서 경쟁을 못하면 바보취급을 했다.

습관처럼 말이다.

잘먹고 잘사는 것이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그럼에도 난 그 바보가 되고 싶다.

편안한 바보로 그냥 느리게 걸어가다 한 번은

아무때나 세워주는 시골버스도 한 번 타고

기차 지나가면 웃으면서 손흔들어주는 느림보로 늙고 싶다.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