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다니러 온 딸아이와 손녀가 4박5일을 머물다 돌아갔다
태어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뒤집기는 기본이고 옹알이와 함께
개인기(?)가 많이 늘어 옛어른들이 아기를 人花草라고 했던 게 이해가 된다
평소엔 남편과 둘만 지내다 보니 조용하고 적막강산 같던 집이
활기가 돌아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모유만 먹는데도 영양상태가 어찌나 좋은지 이제 6개월인데
몸이 포동포동해서 딸아이가 혼자 감당하기엔 벅찰 지경이 되었다
보행기에 태워 놓으니 아직 전진은 못하고 이상하게 후진을 먼저 한다
\"신지효\"하고 자기 이름을 부르면 정확하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서는 마치 자기 이름인 줄 아는 것처럼 행동을 한다
게다가 손에 장난감을 들려주면 입으로 직행을 하고 들고 놀다가는
냅다 집어던지곤 한다
그럴 때마다 집어주니 장난을 하는 것 같다
집어주면 또 떨어뜨리고, 집어주면 또 던지고
보행기위에 있는 소리가 나는 여러가지 벨을 어쩌다 눌러놓고는
신나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 걸 보면 어른들이 저절로
웃음을 짓게 만든다
또 무슨 말을 하듯이 연신 소리를 지르니 그것두 신기하기만 하다
남편도 손녀의 재롱을 보려고 손녀딸 앞에서 팔을 벌리고 춤을 추는
시늉을 하면 보행기에 타고 있는 손녀도 양팔을 벌리고 같이 펄쩍펄쩍
뛰며 좋아한다
이제는 이유식도 시작을 하여 손에 무엇이든 잡으려고 눈이 반짝반짝한다
아기과자를 하나 쥐어 주니 좋다고 입에 집어 넣어 녹여서 먹곤 한다
숟가락에 물을 주면 꿀꺽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며칠 집에 있는 동안 딸아이가 오른팔 가운데 관절이 아프다길래
정형외과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라 했더니 아기를 키우는 동안엔
어쩔 수 없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란다
아기가 건강해서 엄마가 관절에 염증이 다 생겼단다
나도 두 딸아이를 키워 봤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손녀딸 하나 키우다 정작 내 딸 아이는 몸이 다 망가지는 건 아닌지...
그럴 때 \"엄마도 너희들 키울 때 다 거쳤던 과정이야!\"
하면 새삼 엄마의 고마움을 알겠단다
수요일에 사위가 데리러 와서 집으로 돌아갔는데 또 다시 남편과 둘이 남겨진
집에서는 아기 웃음소리가 없으니 허전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