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별일이다.
나도 감기약을 다 지어 먹다니...
웬만해서는 아스피린 두어알 먹으면 떨어지던 감기가
이번엔 사나흘이 지나도 떨어질 생각은 않고 코도 막히고 목소리까지 잠긴다.
숨을 크게 쉬면 쿨룩쿨룩 기침까지 동반하는 감기.
감기는 약을 먹어도 일주일
그냥 방치해도 일주일이라던데 그냥 참을까?
그래도 그래도 그냥 지나보려고 버티는데
오는 토요일에 또 큰 행사가 예약되어 있다보니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는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병원엘 갔다.
이삼일 더 참으면 나을 것도 같은데
행사준비를 하는 동안 감기가 더 짙어 질까봐
병원에 가서 하마궁뎅이를 까고 주사도 콕~맞았고
알약도 사흘분을 받아왔다.
그런데 사랑은 감기균을 나누며 사는거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
남편까지 같은 증세로 감기에 걸려서 주사도 맞고 감기약도 지었는데
남편한테는 맛있는 물약을 주는데 난 안 준다~
달콤한 물약이 안 들은 내 알약들은 쓰디 쓴데
남편약은 맛있어 뵈다니.....
\"나중에 나 그 물약 좀 줘~~\"
달랠걸 달래야지 무슨 약을 달라냐며 피씩 웃기만 하는 남편.
환절기마다 감기에 걸려 환절기임을 알려 주는 남편에 비해
어지간해서는 감기 한번 안 걸리고 겨을도 씩씩하게 이기는 난데
올해는 어쩐 일인지 모르겠다.
한 겨울도 아닌데 어줍잖은 감기나 걸리고
아스피린 두알의 즉효도 안 듣고.
평소 워낙에 병원 출입을 싫어하는 편이라
먹는 약도 별로 없는데 감기약만 먹으면 사람이 해파리처럼 풀어진다.
운전을 안하니 다행이지 감기약을 먹기만 하면 풀어지는사람이
운전이라도 한다면 큰일이다.
어제는 수능을 망친 아들이지만 그 동안 수고했다고
바닷바람이라도 쏘일 겸 부산에서 유람선이라도 태워주러 갔었다.
가면서 감기약을 한첩 먹고 갔는데 오는 길 가는 길 서너시간을 완전 곯아떨어져
반시체가 다 되어 아들의 걱정거리만 안겨줬다.
\"엄마.
감기약이 너무 쎄요?
정신없이 주무시던데....
다른 곳에는 안 편찮으신거죠?\'
허............걱........................
감기약 때문에 헤롱대는 엄마가 아들 눈에는 중병이라도 앓는가 걱정거리라니?
안 아파야지.
나도 힘들지만 직장에서도 걱정이고 가족들한테 걱정이나 되니...
감기니 다행이지 더 큰 질병이면 얼마나 힘들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