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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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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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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수술후)


BY 큰돌 2010-11-11

시간은 맥없이 날 돌려놓고 밤과 낮은 수없이 정신을 휘돌려 놓습니다 날마다 우두커니 창밖을 내다보며 가끔 웃는 가느다란 소리로 귀가 커지고 주말마다 병문안 오는사람들의 고소한 과자같은 수다가 눈길을 놓치려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늘 입원에 퇴원에 밥먹듯하는난 누구한테 알리지도 못합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올때마다 들고 오고 놓고가는봉투에 지인들도 힘들거란 생각에 내가 배려하고 살아갑니다

언제나 난 혼자 아프고 혼자 웃고 혼자 참고 울고 지내고 견디고 겨울이와도 여름이 지나가도 늘그렇게 습관이다생각하고 참고 견딥니다

기껏와야 동생들과 엄마입니다

내옆 침상엔 머리를 스포츠로 깍은 할머니 한분이 오셨습니다 정말 깊은 주름에 기다란 얼굴은 말상?으로 팔자가 사나워 보이는 할머니 십니다

\'애기엄마 어디 아파요?\"
\'전 허리요 ㅎㅎ\"

무심히 툭 대답을 하고나니 궁금해졌습니다

\'할머니 어디서 오셨어요 어디 아픈데 수술하셨나바요\"
\"아고 난 죽어야 되는데 안죽고 이리살아서 궁뎅이 수술을 해서 아파죽어요..나야 늙었으니 죽어야 겠다지만 애기엄마는 인물도 내가보기에 출중한데 많이 아픈가 얼굴이많이 붓고 핏기도 없고 그러네요 난 저~~기 영월에서 왔어요 119 타고 와서 새벽에 수술하고 ..아고 아파라 \"

\"네에 ..그래도 할머니 그런말씀 마세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풀한잎도 소중한건데 늙어서 죽어도 된단말 안되요 할머니 ㅎㅎㅎ\"

일부러 웃어보였지만 난 정작 날마다 죽고 싶답니다 ..속으로 말을 했지요

\"난 19살때 부터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풀뽑아먹고 시집을 가마 타고 왔는데요 신랑이란게 맨정신에 한번도 날 안아보도 않고 술을 처먹어야 새벽이 되서야 안고 지랄을 해서 내 평생 원수라요 그래 새끼들은 7남매 낳아서 길렸어요 자식들한테 소리 한번 못치고 살아요 봄 이면 고사리 나물 꺽고 뜯어 팔아서 보리쌀 몇되박 사다 죽좀 쑬라 치면 웬수가 그 보리쌀 갖고 나가 영월장날 바꿔서 술처먹고 들어와 개지랄떨고 이년,씨팔년 해가메 동네 챙피하게 소리를 밤새 해대고 아들은(아이들) 내내울고 밥을 굶으니 아들이 (아이들)가만 있겠어요? 그리 내가 부뚜막에 안고 자고 맨날 나도 그랬어요\"

할머니가 우십니다

\"할머니 가만있었어요 할머니가 개새끼 그러시지\"
\"아고 그랬다간 살림 쥐좆만한게 있는거 다 날라가지머 가만있나 젊어선 그래도 그게 사람 도리 아니다 싶어 이날 이때껏 살았는데 이젠 재작년에 내가 중풍으로 병신이 되서 반신을 못쓰는데 며칠전 방바닥에서 오줌눟고 나오다 넘어져서 이리된거 아네요 내가 내 산거 말하면 참 책으로 열권써도 모질라요 누가 알아요 내 속을 이리 살아도 안죽는걸보면 참 내 복이 명이 긴가 싶네요 이젠 영감이 술에 취해서 지랄하면 나도 막 지랄하지요 머..개새끼라고 하고나니 ㅎㅎㅎ얼마나 좋던지 그 담부턴 웬수가 술에 취해서 오면 얼매 취했나 보고 나서 욕을 내가 아주 새빠지게해요 멀~그리고 똥뚝간에 가서 혼자 웃고 그래요 ㅎㅎㅎ\"

\"할머니 그렇게 좋아요?개새끼 한게?\" ㅎㅎㅎ잘하셨어요아주 패버려요\"입원할때 자제분들 많이 오셧던데..\"
\"말도 말아요 내 젖이 안나와 개젖도 물리 키운것들인데 공부나 잘 했겠어요/사는게 중요하니 먹을것도 없고 지대로 커서 이제 어른되니 큰게 동생 갈키고 그 작은넘이 막내 갈키고 해가 막내는 대핵교 나와서 잘되나 싶더니만 맘에도 안차는 놈 만나서 띠나도 소용없고 지랄해싸킬래 시집보냈더만 사위새끼는 놀고 그년이 지금도 벌어 먹고 우리 장남은 장성 광부였는데 갱이 무지는바람에 아효~~\"

할머니 우십니다 그 아픈다리 진통제 맞고 말씀하시는데 당신 설움에 누어 우십니다 가만히 내가 다가가 화장지로 눈물을 닦아 드립니다 거칠은 손마디가 그렇게 안쓰러보여 나도 같이 울었습니다

\"내가 주책이지 이제 누가 먼말을 건네도 눈물이 처마밑 지렁비 처럼 내리니..그래 그 아들이 지금 눈만껌벅이고 청량리 어디 병원에 있고 며느리는 아들하나 딸하나 데리고 먹고 사느라 명절때도 한번 못와요 내가 그 장남 아들 때문에 빨리 못죽고 이리 아파도 살아요 어떤 동네 노인네가 하는말이 하나도 안글러요

늙어선 이유가 생기니까 안죽어지더라더니 내가 지금 그래 살잖아요 둘째놈은 어디서 다방년을 좋다고 따라 다녀서 아무리 부지깽이로 내처도 지가 산다고 우기더니 끝내 델고 살잖아요 \"

\"할머니그래도 자식들 어쨌거나 다 컸으니 걱정말고 할머니 걱정하세요 다방년이든 술집년이든 잘 하고 살면되죠 살림 잘하면 되요 할머니\"
\"살림은 아주잘해요 가끔 집에 가바도 구석구석 먼지 하나 없고 잘허는데 새끼를 둘이나 데려다 울아들이 키우니 내가 속이 안상해요? 내 손주하나 있는건 올봄에 군에 갔는데 안나온데요 우리 며느리 아파서 하나 낳고 살다 죽었는데 그며느리 그 손주 교육보험 들어놓고 죽은걸 그년이 와서 해약해서 지 아들 딸 공부 시키는데 다 들어갔어요 그래도 우리 아들은요 암~`소리 안하고요 그러니 내가 속이 안타겠어요? 내 손주는 공부도 다 못하고 군에가서 다신 안나온다고 하네요 그게 편하니까 그러겠지요 멀~ 그리고 그 다방년은 사자같이 머리는맨날 해가지고서는 그래도 시아버지가 무섭고 어려운데요 그년은 안그래요 시아버지 앞에서도 방구를 펑~펑`뀌고 담배 질 하고 술도 처먹고 시아버지 베게 비고 ..아고 참내 그게 인간이요?\"
할머니 하소연에 내아픔은 멀리 사라지고 할머니 삶에 내가 빠져 어느새 같이 울고 있습니다

\"서방복 없는년 자식복도 없다더니 그말이 딱 맞아요 내가 먼 복이 있겠어요 생긴것도 그렇고 난 복이 없어요 내가 지금이리 병원에 와 있어도 그 인간은 밤새 술처먹고 소리를 냅다 지른다네 ㅎㅎㅎ다 얼로 갔다고 지랄 하거나 말거나 나도 이제 이러고 못살겠으니 ....웬수 안보니 차라리 아픈게 더 좋아요 \"
\"할머니 그래도 할아버지 생각나고 걱정되지요?\"
\"걱정은 무신..내가 한날 장에 갔더니 옛날이래요 이말도 ..먹을걸 사러 갔더니 다들 쑤군거려서 먼가 들어봤더니 글쎄요 내참 아~글쎄 그러는거래요

(저 할머니는 얼마나 잘 살길래 할아버지가 집에도 며칠씩 안들어가고 이여자 저여자 끼고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장구 치라 하고 그런다네 )그러는거예요 내가 씹구녕을 막아버릴까 하다가 장날이고 애들이 집에 있어서 참았어요 그리고 그년들이 아고~`그렇게 하더라구요 오빠 오빠 해가면서 돈을빼먹고 아빠 아빠 부르면서 노래 부르고 그러니 어느남자가 안 넘어 가겠어요 \"
ㅎㅎㅎㅎ ㅋㅋㅋㅋ 병원안이 들썩입니다

아빠 오빠 란 말에 아주 병원안에 잠시 웃음이 넘쳐납니다

\"할머니 할머니도 오빠 아빠 해감서 돈을뜯어보지 그러셨어요\"
\"난 안먹어도 그런소리 못해요 지금도 그래요 장날 나가면요 오빠 오빠 하는년들 아주 많아요 \"

할머니가 다시 아파합니다

내가 일어서서 도와 드리려 하지만 내가 몸을 잘 못움직이니 해드릴수 없었지요

잠시후 도우미 아주머니가 와서 도와 줍니다

\"할머니 가만좀 있어요 이렇게 나 대니 기저귀 다 빠지고 ,,이다리는 못쓴다면서 왜 이렇게 움직여요? 힘들게 그리고 수술한 이다리 자꾸 움직이면 평생 누워 지내야 해요 알았어요?\"
톡 쏘면서 돌아 눕혀 드립니다

(그냥 해드리면 되지 아파서 어느쪽으로든 불편할거고 지들은 시중들고 돈받을거면서 편하게 가만있을거면 머러 자기네들 쓰나 )

할머니는 아무말없이 아주머니 호통에 기가 죽어 인상을 있는대로 쓰면서도 한손으로 수술한 오른쪽 다리를 들어서 어떻게 해볼양으로 안간힘을 쓰신다

\"아고 할머니 머러 또 그래요 참내 이렇게 못참고 있는거 첨 보겠네\"
\"이바요 아줌마 노인네가 아파서 그러는데 멀 그리 소리 질러대요?그러려니 하고 해 드리지 아줌마 힘든건 알겠지만 그래도 직업이 이건데 좀 참고 해드려요 그리고 나 일어서고 누울땐 내가 이제 조금씩 하니까 내가 정 못하면 부를테니 나한테 오는 횟수를 저 할머니 한테 더 하세요 \"

나도 아주머니들한테 비아양 소리 들었습니다

\"이 아줌마는 허리 무겁다  아줌마 보다 더 무거운 사람도 우리가 돌려주면 허리 반짝 들고 그래서 우리가 덜 힘들었는데 ..그리고 아줌마 우리가 해주는것도 좋지만 퇴원생각해서 혼자 일어서고 눕고 그리고 보조기도 혼자 해야 되요\"
\"알았어요 혼자 할게요\"
보조기을 혼자 붙이고 뜯고 ,,하루에도 몇번씩 수도 없이 하는 일에 내 손가락은 찍찍이에 다 뜯기고 헐고 피가 흘러서 손톱밑에 피가 말라 붙어있는날이 많아지면서 난 혼자 일어서는게 수월해졌습니다

한발자국씩 띠고 10분씩 서 있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운동해서 딴딴했던 종아리는 어느사이 흐물흐물 해서 도토묵처럼 되버렸습니다

머리는 헝클어져 거울도 안보고 뒤로 돌려서 뒤엔 떡이 되든말든 앞만 잘 보이면 되었고 브라자와 팬티는 언제 입었는지 사치였지요 호장실 가려면 미리 일어나서 화장실까지 걸어가다 보면 안마려운것도 일을 보게 했고 바깥창가에 서서 내려다 보는 9층아래 세상을 급하게 바뀌어 갑니다

정신은 수면제와 진통제로 몽롱하고 치렁치렁 주사줄들은 내 생명줄이 되어서 소중히 다루게 되었고 언제 나가 볼까 구치소 사람들 생각이 이런거겠지 싶습니다

단 10분만 안아프고 살다 갔으면 .... 걸을수만 있다면 아니 아니 정말 자살을 할수만 있다면...난 그걸 택하고 싶습니다

한가지 고통에 상반신이 다 아파서 만성 통증에 시달려 산지 수십년이 되니 이젠 다 아파도 되니 참을만큼만 아팠으면 싶습니다

목으로 팔로 허리로 등으로 줄들이 엉켜서 어디다 주사을 놓는지 모르겠고 하루에도 몇번씩 진통제는 궁뎅이를 만질수 없이 해 놓았습니다

하늘이 높아지는거보면 난 날고 싶습니다

둥둥~~

난 날고 싶습니다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갈까요

몇년전에도 이렇게 수술해서 몇백 해 먹었는데 또 이렇게 해먹습니다

다신 안 아프다면 몇백이 아깝겠습니까

늘 이렇게 반복되는 생활에 아픔에 지쳐 내가 스러집니다

병실에서의 저녁은 빨리도 옵니다

밋밋한 반찬에 하얀 밥 그리고 아주머니가 주신 물컵에 물한잔 보조기 차고 서서 먹습니다

눈물반 밥 반 먹어 버립니다

그리고 약에 주사에 ,,참 많이도 맞습니다

거기다 이젠 피주사 까지 맞습니다

피가 많이 모자라고 혈액속에 산소가 부족해서 위험하다나요? ㅎㅎㅎ 저 피가 내 몸속에 들어가서 부작용이 나서 죽었으면 합니다

난 참 용기가 없습니다

죽으려면 얼마든지 죽을건데 ,,ㅠㅠㅠㅠ난 못합니다

침상에 누어서 가래에 눈물에 화장지도 돈인데 참을수 없습니다

물을 마실수 없어 \"포카리 \"를 마십니다

신랑이 \"포카리 \'사들고 시커먼얼굴로 들어올때면 난 그냥 눈을 감은적도 있습니다

출근길새벽에 일너나 내 얼굴보고 가려고 병실에 온거 난 모른척 잔적도 많습니다

그럼 신랑은 내 다리 주무르고 내 얼굴에 뽀뽀해주고 나갑니다

신랑이 멀어진만큼 내 울름소리도 커집니다

캄캄한 새벽에 와서 내 얼굴보고 \"포카리 \"확인하고 아주머니한테 잘좀 해달라 하고 갑니다

신랑이 바보 같습니다 날 그냥 버리지 버리면 난 죽을건데 내비두면 그냥 죽어버릴건데...

오늘도 난 이렇게 울며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