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요즘 많이 힘들지?
그 어떤 위로의 말이나 응원의 말이 힘이 되겠냐만
그래도 엄만 네게 이런 응원의 말을 하련다.
\"네가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널 사랑할거니까
네게 주신 능력을 차분하게 적어내고 오길 바란다.\"
아들아.
위로 두 누나들이 널 많이 걱정하는구나.
너무 욕심도 없고 순하기만 하다고.
금전적인 욕심까지도 약한 널 두고 특히 둘째 누나는 걱정이 많단다.ㅎㅎㅎ
남자애가 독한 구석도 돈 욕심도 없다고 하면서...
아들아.
사람들은 생긴 모습도 이름도 다~다르듯이
하고싶은 일도 이루어보고자하는 야망도 다른거야.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많이 불편하지?
그것과 같은 이치로 내 성격이나 내 성적도 안되는데
세상의 이목이나 인기에 연연해서 직업을 정하는 어리석음은 금물이야.
아들아.
밤 늦은 이 시각에도 잠을 쫓으며 학교에서 자습을 하고 있을 널 생각하니
엄마가 뭘 해 주지도 못하는 안타까움에 편한 잠이 오질 않을 것 같구나.
기숙사 방은 따뜻한지?
추운 날씨에 식사는 따끈하게 맛깔스럽게 잘 나오는지?
할머니들 세끼 밥상을 차리면서 늘 네가 생각난단다.
이 시간 아들도 밥을 먹고 있겠구나.....
네가 좋아하는 반찬을 하는날에는 공연히 창밖을 보게 되더구나.
빨갛게 물들어 있는 고목 사이로 네가 웃는 얼굴로 들어 올 것만 같아서...
아들아.
이제 꼭 일주일 남았구나.
얼마나 긴장이 될까???
시간이 정지 되어주면 좋겠지?
아니면 아주 빨리 지나가 주던지....
똑 같은 24시간이만 요즘은 더 짧은 것 같을거야.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는 찰나같은????
아들아.
엄만 그저 그날 하룻동안 네가 그동안 해 온 모든 공부를
평가받는다는게 마음에 들진 않는다만 어쩌겠니?
우리나라 대학 들어가는 관문이 이렇게 정해져 있으니...
이 제도가 바꾸지 않는 한은 이렇게 12년 동안 해 온 공부를
단 하루만에 몇 페이지의 시험지를 풀면서 가고 싶은 대학까지 정해야하니 말이야.
이 제도가 마음에 안 들면 나중에 네가 어른이 되고나서
학생들도 학부모도 안심하고 선택하는 방법을 좀 연구해 줄래?ㅎㅎㅎ
아들아.
엄만 그 날 네가 덜 긴장했으면 좋겠구나.
엄만 그 날 네가 뭐든 잘 소화시켰으면 좋겠구나.
엄만 그 날 날씨가 안 추웠으면 좋겠구나.
해마다 왜 수능시험날은 추운지.....
날씨가 안 추워도 떨릴건데 춥기까지하니 얼마나 더 떨리겠니?
그래서 엄마가 무릎담요라도 주랴~했더니
넌 안 하던 일을 하면 오히려 더 어색하다며 내의처럼 생긴 스타킹을 덧입고 가겠다고 했지.
아들아.
엄마랑 아빠는 널 기숙학교에 보내놓고
수능은 다가오는데 특별히 널 위해 해 줄일은 없는데
마음만 바쁘구나.
널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새벽기도를 안 빠지고 나가서
너의 건강을 지켜 주십사하는 기도뿐.
그 어떤 기도보다는 엄만 네 건강이 절실하고 간절하단다.
부디 남아있는 일주일도 수능 당일도 건강해라.
아들아.
네 친구들도 그리고 그날 수능을 치루는 모든 수험생들도
건강하고 자신의 실력을 떨지말고 다 표현해 줬으면 한다.
3년전 둘째 누나가 수능을 치루던 때도 엄만 이랬어.
그저 긴장하지 말고 먹는 음식 소화 잘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단다.
아는 문제만 다 풀어줘도 참 좋으련만....
올해는 다른 도시로 원정 시험을 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같은 창녕이니 덜 긴장되겠구나.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백분 살려서 우리 한번 일 내 볼까??ㅎㅎㅎ
아들아.
수능 끝나면 친구들하고 같이 놀러오렴.
조촐하지만 근사한 파티라도 열어줄께.
그 동안 수고한 너희들에게 작은 추억을 하나 만들어 보렴.
취미에 따라 능력에 따라 제각각 다른 대학교로 흩어질 친구들이잖아.
고교동창은 평생을 가는 절친들이 많을 수 있단다.
부디 남은 일주일 잘 마무리하고 건강을 잘 조절하자.
늘 잔잔하고 요란하지 않은 너를 사랑한다 아들아.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같이 행복한 그날이 되자꾸나.
엄만 그날 네 도시락에 뭘 넣고 싸 보낼까????..그걸 고민한단다.
큰누나 작은 누나 때는 도시락에 하트모양을 만들어 줬었는데..ㅎㅎㅎ
너도 해 주랴?ㅎㅎㅎㅎ
오늘 밤도 편안하게 잘 자거라.
엄만 널 믿는다.
아들아.
지금은 새로운 실력을 쌓는다는 것은 무리수고 이미 가진 것만 잘 기억하자.
엄만 내일 쉬는 날이라 부산 동물병원으로 큰 누나를 만나러 간단다.
너랑 잘 통하는 재롱둥이 시츄 미용도 하고 건강검진도 할겸.
큰누나네 병원에서 하면 아주 저렴하게 해 준댔거든.ㅋㅋㅋ
이쁘게 미용하고 작은 수술도 좀 하려고 해.
오래오래 우리랑 같이 살 수 있는 시츄로 돌아올거야.
이젠 진짜로 잘 자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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