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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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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요양원에 가세요(3)


BY 오월 2010-07-20

시집오면서 시어머니 팔찌 하나 안 해 왔다고

아픈 소리를 하던 시동생은 결혼때 부모님 한복 한 벌 없는

결혼식을 올리며 형이 둘씩이나 있으면서 동생

결혼식도 안 시켜 준다고 전화를 걸어 퍼부어 댔다.

결국 형님이 겨우 식장만을 빌려 결혼식을 올려 주셨고

난 살림에 보태라며 백만원을 마련해 줬었다

그 당시 내 처지에서 이 돈은 꽤 큰 돈이였다. 

시동생이 철없이 내뱉어 내 맘을 아프게 한 팔찌

이야기는 내가 시동생 결혼식에 한복을 입지 않고 양장을 차리고

들어 가는 걸로 소심한 복수를 했다

왜 부모님이 계셨는데도 우린 아예 부모님께 그런 요구를

할 생각들도 못했을까  연애할 당시부터 용돈을 보내라고

강요하신 어머님 우린 당연하다 생각 했었다.

늘 어머님의 도리는 없고 자식의 도리와 며느리의 도리만을

강요하신 어머님 또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살아온 세월들

 

그 사이 막내 동서는 큰집과 어머님과의 인연을 끊고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 두 아들과 딸하나를 낳아 무섭게 살림을

이루고 잘 살고 있다

아들만 둘을 낳아 다 결혼 시킨 형님도 꽤나 큰 재산을 이루셨다.

나 역시 가난하지만 언제나 최고의 오지랖과 마음만은 누구 못지

않은 부자이다 보니 삼형제 중에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제일

부자인줄 안다  한 해도 빠짐없이 사고를 당하신 부모님

오죽하면 연례행사라고 했을까 일찍부터 아프셨던 몸이

엄청난 체중과 함께 도리킬 수 없는 지경으로 발전 하신다

외국에서 수입한 트레일러가 사상 최고의 달러 인상으로

벌여논 일들을 수습하지 못하고 남편은 쓰러져 45키로 몸무게로

미이라 처럼 방에 누워 돈이 없어 큰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숨만 헐떡거릴때도 돈 한푼 주시지 않았던 어머님 난 정말 어머님은

돈 한 푼 없으신 늘 우리가 돌봐 드려야 하는 그런 분인줄 알았다.

 

그 때의 기억들은 지금도 날 눈물나게 한다.

괴물 IMF 그리고 영원히 잃을 뻔 한 내 사랑하는 남편

우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애틋함으로 더 서로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나 아직 나이 어리고 나보다 연배이신 분들이 이 싸가지 없는

여인네의 글을 읽으실줄 알지만 돈이라는 것은 쓸 때 써야만이

그 가치를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속옷 고쟁이에 옷핀을 몇 개씩 꽂아 자식보다 남편보다

그 누구보다 끌어 안고 의지 하셨던 어머님의 돈 어머님이 경운기

사고로 아버님과 두 분이 병원에 입원 하시며 배를 다 열고

파열된 내장기관들을 수술하시다 왜 그랬는지 오래전 일이라

기억은 잘 나질 않지만 수술을 중단하고 복대로 배를 조여둔 상태에서

내 손을 잡고 \"엄마가 병원 나가면 너희들 천만 원씩 줄게\"

하신다 난 철없이 그 이야기를 형님과 동서에게 했고 몸을 회복하고

퇴원하신 어머님께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말씀과

어머님 돈을 탐내는 며느리로 찍혀 욕을 배터지게 얻어 먹었다.

결국 말 없이 어머님을 지긋이 바라보는 내 눈빛에 어머님은 약속하신

천만 원을 주셨지만 큰집과 장조카의 반대가 심했다는

이야기를 훗날 전해 들었다.

사장 아들이 셋씩이나 있는데 경로당에서 한 턱 안 내는 사람은

당신뿐이라는 말씀에 없는 돈에 돼지 한마리 내십시요 하고

보내드린 돈은 아이스크림 하나 얄짤 없이 어머님 속고쟁이로

직행해 버린다.하지만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고 내가 마음에 여유를 조금씩 찾아 가면서

 

언제부턴가 어머님을 미워하고 경쟁하는 상대가 아닌 갸여운

분 딸하나 없는 마음 속 이야기하나 어디에 털어 놓을 수 없는

가여운 분 그런 생각으로 마음을 돌리고 나니 어머님의 억지 소리도

엉덩이 들썩이는 곳마다 걸레질 치고 따라 다니며 닦아 대던 내 성격도

가시고 나면 청소하지 뭐 하는 여유로움으로 어머님을 대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마음을 돌리고 친정에 올케들이 많아 지면서 난 언제 부턴가

시댁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그 싫고 어렵던 시댁이 진정 나 역시 그 가족의 일원이 되어 가는

것을 내 편안한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