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상추와 깻잎 텃밭(??)에 물 주고, 한참 들여다 보고..
커피 한 잔에 조간 신문 훑는게 나의 일상이다.
오늘 아침은 거기에 한 가지가 더 끼어들었다.
평소에 누가 뭐라하든 대꾸를 잘 하질 않는다.
그래서 남의 일로 쉽게 기분 상해하지도 않는다.
내 일 외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해야 맞는 말이겠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면 감정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고방식을 갖고 사는 게 맘 편하다는 걸 깨달은지 오래다.
이 주 전에...
오전에 볼 일이 있어 나가는데, 옆집 아저씨가 다짜고짜 쓰레기 타령을 하며 막말을 걸어왔다.
우리 빌라 사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자기집에 냄새가 들어 오고 지저분해서 견딜 수가 없다며
이렇게 버리는 사람 걸리기만 하면 가만 안 두겠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
몇 차례 반복되는 가만 안두겠다는 협박조의 소리에 \'그러세요..\'라고 대꾸하고는 그 자리를 떴다.
그리고, 오늘 새벽 6시도 안된 시간에 물조루를 들고 왔다갔다 하는 나를 본 옆집 아저씨가
또 소리를 질러댄다.
지난번 막말보다 더 심하게 해대는 남자를 보자 더 이상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안되겠다 싶었다.
아저씨, 이 빌라에 나만 살아요??
이 빌라에 나 혼자 사는 것도 아닌데 왜 나만 보면 그러세요?
방금 1층사는 아줌마 나왔다 들어갔는데, 그 아줌마한테는 한 마디도 못하고 있다가
나 한테만 이러는게 뭐냐구요.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요?
지난번에도 가만 안 둔다고 막말을 하더니...
이 건물에 사는 딴 사람한테는 한 마디두 못하면서 왜 나만 보면 그러냐구...
옆집아저씨 목소리 보다 더 큰 소리로 떠들었더니, 그 집 아줌마가 내다보며 또 한 소리한다.
\" 그 빌라 사는 사람들이 좀 유난해요..
쓰레기 내놓는 시간도 아닌데 이렇게 내놔서 더럽히고, 냄새나서...\"
아니 그럼 딴 사람들 한테도 가만 안 둔다고 하든지...
아저씨는 내가 쓰레기 여기다 안 놓고 저기 모이는 장소에 내다 놓는 거
한 두 번 본 것두 아니구 뻔히 알면서, 왜 나만 보면 쓰레기 타령이냐구요..
방금 들어간 딴 사람한테는 한 마디도 못하고 있다가 나 보자 마자 나한테만
막말하는 이유가 뭐냐구요...
사람이 아무 말 안 한다고 함부로 보여요?...
왜소한 체격에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고 평소 아무 말 없이 다녔더니
나를 제일 만만하게 본 모양이었다.
동네 사람들 잠이 깨거나 말거나 열이 올라 악다구니를 해댔다.
산 꼭대기에 꼴난 집 하나 있다고 유세가 하늘을 찌르더니 나 한테까지 집 유세를 해??
커피를 맛도 모른채 홀짝이면서 생각하니 화가 치솟는다.
예전에 자기집 마당을 주차장으로 만들고, 담벼락경계 대신 화단을 만들었다.
화단 근처에 주차를 하는 차 마다 \"내가 니들 차 대라고 담벼락 허문 줄 알아??\" 라며 시비거리를
만들었다.
심하게는 견인까지 시키고, 경찰 부르고...
주차한 이들 마다 그 집 아줌마의 세 치 혀에 꼼짝 못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차를 이동시켰다.
그러다가 어떤 남자와 다툼이 생겼다.
\" 이 골목이 당신 땅이야? 대한민국이 다 당신네 땅이냐고??
견인?? 불러... 남의 차 건드렸다고 소송걸라니까..\"
그 남자와 싸운 이후로 그 자리는 다른 사람도 차를 댈 수 있는 자리로 변했다.
그 부부가 한 동안 참고 지내는 게 용하다 싶더니, 그 자리에 벤치를 놓고 이동식 화단을 갖다 놨다.
결국 차를 댈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고약스럽기가 하늘을 찌르는 부부인데... 새벽 댓바람에 싸움을 걸었다.
실상은 내가 먼저 시작한 게 아니었지만, 고약스런 부부 입을 닫게 만들었다.
내가 그렇게 억척스런 사람은 아닌데
제일 꼴볼견으로 여기던 짓을 내가 해 버렸다.
남들 자는 시간에 언성을 높여 싸운 것이다.....
그래도 내속은 시원하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지만....
매번 참는 자에겐 복 대신 동네북이 된다는 걸 깨달은 나다...
그래서 동네북이 되지 않기 위해 아주 심한북소리를 냈다.
둥~둥~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