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베트남 어린 아가씨가 정신과 치료를 수십번이나 받은 한국 남자와 결혼해서
일주일만에 끔찍하게 살해 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사랑하는 부모형제들을 떠나서 머나 먼 나라에 잘 살아보겠다고 생면부지의 한국이란 나라에
나이차이가 아버지뻘이나 되는 남자한테 시집을 와서 그 사고를 당했으니....
가장 나쁜 사람은 그 결혼을 신청했던 남자지만 더 악질은 결혼 정보회사가 아닐런지...
결혼할 당사자의 병력도 무시한체 나라의 체면이나 위상 같은 것은 내 주머니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안일무사주의로 일을 진행시켰으리라.
술주정이나 폭력도 무서운데 정신과 치료를 수십번이나 받았던 남자하고 일을 성사시켰으니
가정의 파괴는 불 보듯 뻔한 일인데 살해까지 그렇게도 빠른 시간에 진행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지만
자국 내 여성과는 마땅한 결혼상대자를 찾지 못하고 외국여성을 아내로 받아 들이기까지 했다면
결혼비용을 생각하는 시선을 달리해야 하는데 꼭 그 돈으로 여자를 사 온다는 의식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여자와 결혼을 하더라도 결혼비용으로 그만한 돈은 들어 갈건데도
꼭 그 비용을 순수한 결혼비용으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돈으로 여자를 사 온다는 생각을 한다니
그게 가장 큰 잘못이고 그렇게 결혼에 성공하더라도 시부모님 모시고 어린신부들이
말도 안 통하고 문화나 음식도 다른 땅에서 남편만 믿고 사는데
그 남편이 폭군이면 어린 신부는 어찌해야하는지?
고된 농사일에 시달리는것도 힘든데 노예취급이나 당하면서 살아야 한다면 얼마나 서글플까?
멀지 않은 이웃에서는 외국여성과 결혼한 나이 많은 남자가 들일을 나갈 때는
밖에서 아예 방문을 걸어 잠궈두고 나간다고까지 했다.
생리적인 볼일이나 다른 인간적인 대접은 무시되고 총각귀신이나 면하자고 한 그런 결혼이었던지....
진정으로 사랑해 주고 불쌍히 여겨주면서 한 남자의 아내로 한 여자로 사랑을 준다면
그들도 그런 사랑을 느낄 줄 알건데 가정을 화목하게 꾸리고 이쁜아이들도 잘 키울 줄 알건데
일부 못난 한국남자들 때문에 우리 나라에 결혼하려던 외국여자들의 시선이 곱지않다고 들었다.
인간 대 인간..남자와 여자의 찌르르한 사랑이 아니더라도 살면서
그런 사랑을 느낄 시간을 만들어가면 좋으련만 나라의 얼굴보다는 내 주머니만 챙기는
몰지각하고 파렴치한 상식 이하의 몇몇 결혼정보회사때문에 잘 하고 있는 다수의 결혼정보회사까지
욕을 먹고 잘 살고 있는 많은 다문화가정까지 불안하게 만든다.
다문화가정이 이제 우리나라 농촌에서는 낯선 일이 아니다.
내가 살고있는 이곳에서도 한두집 건너서 외국인 며느리들이 있는 형편이다.
주로 오토바이를 부르릉 부르릉 타고 다니면서 농사 일도 도우고
나이 지긋한 남편이지만 정 붙이고 살아가는 모습이 안스럽지만 그래도 아름다워 보였다.
거의 아버지뻘되는 나이차도 극복하면서 열심히 사는 모습에서 먼 이국 땅에서 그들이 느끼며
감내해야하는 고독이나 외로움 향수는 그저 사치처럼 보이니 더 안타까웠다.
그들이라고 왜 부모형제들이 안 보고 싶을까?
버스나 기차로는 갈 수 없는 멀고 먼 나라에 있기에 참아야 하고 속울음을 삼켜야 하거늘
그들의 눈물을 닦아는 못 줄 망정 살해라니.....
우리집에는 직업상 택배를 많이 보낸다.
얼마전까지 우리집 택배를 담당하던 기사분은 키가 좀 작은 남자였다.
보통의 키 작음이 아니고 좀 많이 작은...
기사분은 우릴 만날 때 마다 장가 좀 보내주라고 농담반 진담반을 섞어서 말을 했지만
본인도 선을 여러번 봤다고 그랬고 번번이 키 때문에 퇴짜를 받았다고도 했다.
정말이지 남자치고는 키가 너무 작았다.
아니 여자들 틈에 서 있어도 초등학교 저학년 키 만했다.
그러니 서른이 훨씬 넘어 서 있어도 장가를 못 가고 여자를 구한다고 공공연히 외고 다녔다.
그러다가 기사분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고 그 기사를 못 본지가 거의 이 삼년???
읍내에 볼일이 있어서 해거름에 나가다가 길거리를 걷는 아담한 그 기사분을 만났다.
키가 유난히도 작은 남자였으니 대번에 누군지를 알겠는데 그 옆에 너무나 이쁘고 작은 여자분이
같이 서 있었고 유모차에 아기가 누웠고 등에도 애기가 업혀져 있는게 아닌가?
일단은 반가워서 인사를 했고 누구냐고 물으니 아내라고....
키 작은 그 기사분의 아내라고 소개를 하는데 꼭 인형 같았다.
뭐든지 자그만자그만 하고 눈이 동그랗고 얼굴이 꼭 만들어 놓은 인형같이 이쁜 아내였다.
유모차 안의 애기는 아들이었고 등에 입힌 애기는 딸이었다.
둘 다 건강하고 이쁜 애기들이었지만 엄마가 제일 이뻤다.ㅎㅎㅎㅎ
우리집 택배를 다른 기사분한테 돌리고 바로 외국 여자와 결혼하고 잘 살고 있다고 얼굴이 환해져서
말을 하는데 진짜로 행복해 보였다.
작은 연인들처럼 서로 손을 꼬옥 잡고 서 있는데 왜 그렇게 이뻐보이던지...ㅎㅎㅎㅎ
둘 다 작은 키였고 기사분이 그러는데 한국에서 장가 가려고 했더라면 돈이 억억억....
억수로 많아야 가능했던 일이
결혼정보회사에서는 그런 부담없이 소개비만 내고 베트남 여자를 맞이했단다.
그래서 자기는 너무 행복하고 애기들도 순풍순풍 잘 낳아줘서 고맙단다.
나이차이는 거의 스무살 가까이 된다면서 능력있다는 자신감???ㅋㅋㅋㅋ
그렇게 작은 여자가 정말이지 애기를 얼마나 이쁘게 낳고 키웠던지....
오해하지는 마시길.
작은 여자분들이 애기를 못 낳는다는게 아니라 작아도 아주 작은 여자였기에...ㅎㅎ
오랫만에 만나기도했고 두 아기를 보니 반가움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남편의 주머니를 뒤졌는데 아뿔싸~~~~~
지갑이 없다.........................................
이래저래 앞치마랑(잠자는 시간 빼고 늘 입고 다니는 옷이라...ㅎㅎㅎ) 주머니를 다 뒤지니
그래도 배추잎이 두장은 나오는게 아닌가?
있으면 더 주고 싶었지만 급한 볼일도 있고 해서 애기 여름 내복이나 한벌 사 주고 싶은데
미안하다며 2만원만 부끄러운 손으로 내밀고 잘 살라는 인사를 진심으로 해 주고 축복을 해 줬다.
남편이 그랬다.
한국에서 장가들었더라면 그렇게 이쁘고 귀여운 여자를 못 만났을거라고...
기사분도 이쁜 아내가 자랑스러운지 연신 싱글벙글~~~
우리 부부가 보기에도 좋았고 국제결혼으로 행복을 찾은 모범적인 사례라 여겨졌다.
기사분은 자기의 키 컴플렉스를 아내 사랑함으로 물리쳤고
건강하고 이쁜 아들 딸을 순풍순풍 잘 낳아주는 이쁘고 귀여운 아내에게 최선을 다한다고 그랬다.
행복이 무언가?
둘이서 알콩달콩 하나둘씩 이루면서 아껴주고 애들 건강하게 커 나가는거 보면서 사는게 아닐런지....
멀리있지도 않고 높이 있지도 않은 행복.
키가 작다고 행복한 마음도 작을까?
키가 작다고 이쁘고 작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들보다 작을까?
부디 그들 작은 연인들처럼 다문화가정들마다 사랑이 넘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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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
빗방울이 맺힌 꽃들이 싱그러워 보여서
몇장 찍어봤습니다.
위로부터 백합, 장구채, 여치, 제라늄, 노비노, 물망초, 초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