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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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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날지 않아도....


BY 날개 2010-07-16

 

 

아니다...갖은 변명 무에 그리
많은가 날고 싶은 거다 비록
부러진 날개여도 날고 싶은 거다

위태로운 비상일지언정
주저앉아 해바라기 하기보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껏
날고 싶다

<부러진 날개라도 날고 싶다 中에서>

          
 

날아야만 하는 건가....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냥 땅바닥을 기어서는 안되는가 하구....

삶의 토대인 대지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내가 날고 싶어하는 것은....

도피일 뿐인 건 아닐까....

아직도 남아있는 \"희망\"이 아니라....\"희망\"이라는 이름을 빌린 욕심은 아닐까...

맞서서 부딪치지 못하는 나의 약한 심장이.....창공의 거대한 기류에 부딪쳤을 땐...

또 어딘가로 도망가려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노파심....

결국은...의지인 것이다.

피하려 하지말구....

정면으로 부딪쳐야 하는 것이다....

날...지탱시켜 주는 것은....나의 의지 뿐일테니....

기류에 휘말리지 않을 정도로 튼튼한 날개를 달 수 있을 때까진....

내 뿌리를 강하고 힘차게 뻗을 수 있는 방법을 먼저 고안하자...

기다림의 끝은....결국 기다림일 뿐....그 허무를 다시 맛보지 않기 위해선...

기다림보다는...내가 거기로 날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며칠 전 찾아갔던 친구 선이의 집...방이라고 해야 할까...

이사한지 며칠 되지않았다는 핑계로 짐이 그냥 박스에 담긴 채의 방에....

오두커니 앉아있던 그 모습이 참으로 짜증났다.

그렇게....안으로만..안으로만 파고 들어가는 친구의 모습에 가슴이 내려앉는다.

성격으로 치면...내가 더 어둡고....내성적인데...왜 하는 짓은 그 반대일까...

겹친 야근으로 몸은 물먹은 솜덩이 같았지만....

그냥 냅두면 언제까지 박스에 담긴 채로 정리하지 않을 것 같아서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까지 정리를 하고....청소를 해주었다.

그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선이가....

\"밥 안먹었지...뭔가 먹을래...\"

\"참 일찍도 물어본다...야...난 점심도 제대로 못먹었어...집에 가서 애들 밥만 챙기고 바로 여기로 날아왔단 말야....\"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선이가 웃음을 터뜨린다...

\"야...너 언제부터 날개 달았니....?\"

........그래...친구야....그렇게 웃어...그게 네 마음관 전혀 다른 웃음이래도....웃어...그ㅡ리고 나도 웃을께....

내 날개는...예전부터 있었던 거야...요즘은 수리 중이지만....

아무리 고물이래도...널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날아갈께...네 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