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뉴스 기상예보에서 화요일에 비가 온다더니
새벽녘 도로에서 들려오는 빗물이 차르륵 튀는 찻소리에
깜짝 놀라 눈이 떠졌다
\"아웅, 오늘 기능시험인데 비가 오면 어쩌냐?\"
새벽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학원으로 전화를 해보았다
\"비가 오는데 오늘 기능교육 받나요?
운전면허 시험도 예정대로 보나요?\"
\"예, 예정대로 시험 봅니다\"
아직 그야말로 걸음마도 제대로 못 떼는데 시험보는 것두
떨리는구만 비까지 오면 어떡한대
학원차를 타려고 비가 주룩주룩 오는데도 집을 나섰다
하기야 앞으로 운전을 하려면 비나 눈이 오는 날도 부지기수일터
차라리 잘 됐다 싶어 마음을 편하게 갖기로 하고 학원차를 탔다
오후 3:30에 기능시험이라 8시간중 마지막 1시간을 차를 타보고
시험을 보면 조금 나을 것 같아 나름대로 계획을 그리 잡은 것이다
교육시간을 내미니 강사가
\"오늘 선생님 같이 타실 거에요?\"
나는 망설이다 어차피 시험장에서도 혼자 타는데
옆에 강사가 있으면 아무래도 의지를 할 것 같아
\"그냥 혼자 타고 해 볼게요!\"
씩씩하게 교육장으로 올라가 지정된 차에 올랐다
코스대로 돌다가 교차로에서 신호를 놓쳐 점수를 까먹었고
선밟아 또 점수 감점 75점이 나왔다
80점이 되야 합격할 수 있는데 ㅠㅠㅠ
다시한번 코스를 돌아보면서 확실한 자신감은 안 들었지만
말그대로 시험삼아 한 번 치른다는 생각으로 예정대로
시험을 보기로 생각했다
다행히 오후가 되니 비가 그쳐 조금 안심은 되었다
점심을 먹고 2시쯤 집에서 출발하여 면허시험장에 도착하니
아직 3시가 안 되었길래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며 시험장으로 내려갔다
그 시간이면 2:30시험이 진행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시험장엔 개미새끼 하나 보이질 않았다
입구에서 응시원서와 신분증 확인하더니 옆에 교양장으로 가란다
문을 살짝 열어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서 교양장 하나 가득
경찰관의 기능시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내가 늦은건가 의아하게 생각하며 일단 설명을 들으니
떨릴 줄 알았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으며 편하게 시험을 볼 것 같았다
경찰관의 설명이 드디어 끝나니 그때서야 2:30 시험볼 사람들이
호명과 함께 밖으로 나가 대기실 창밖으로 다른 사람들
시험광경을 지켜볼 수 있었다
줄줄이 지정된 차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 중에 코스를 끝까지 잘 돌아
\"00번 합격입니다\"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0번 실격입니다\" 중간에 내리는 사람들이 있어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그렇게 앞에 사람들 시험이 끝나고 드디어 우리 시험이 시작되었다
나는 1번이라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는
말을 애써 위안삼으며 지정된 차에 올라 출발 준비를 하였다
(학원에서는 알려줄 때 14,29번은 새로 나온 우리가 한 번도 못 본 차라고 얘기 해준게
하필 내게 지정되었다 ㅠㅠ)
드뎌 출발신호와 함께 조심스레 출발하였는데 어라 새 차라 그런지
핸들도 유연하고 차가 부드럽게 나가는 게 오히려 학원 낡은 차보다
훨씬 승차감이 좋았다
경사로 무사통과, 굴절코스도 안전하게 통과하여 교차로 지나 곡선코스를 들어가야
하는데 그만 내가 운전하는 차는 안전지대 선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나는 미처 감도 못잡고 있는데
\"29번 정지하세요!\"
시험관이 뛰어오더니 조수석으로 옮겨 타란다
말로만 듣던 실격이라는거구나 ㅠㅠㅠ
붕! 순식간에 나를 태운 차는 출발선으로 다시 고고~~
\'아깝다 왜 거기로 갔을까?\"
차로를 벗어나면 무조건 실격인걸....
뭐, 그렇게 경험을 쌓아가는거지
일단 면허시험장 분위기를 몸으로 직접 익히고 나니
다음 번 시험에서는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은 확실한 감을 잡았다
그게 오늘의 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
경험만큼 무자비한 스승은 없다 했으니 한 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아자, 다음 번엔 꼭 붙고 말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