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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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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물


BY 오월 2010-06-11

비닐 봉지에 나물 한 웅큼을 가져다 놓았다.

볶아 먹고 무쳐 먹으니 너무 맛이 있어

나물 이름을 물으니 꽃나물이라 했다.

꽃나물? 그러면 꽃이 핀다는 뜻인데

그 꽃의 정체는 뭘까.

꽃이 핀다는 이유 하나로 엉겅퀴마저 꽃밭에

옮겨 심는 나니 꽃나물의 정체가 궁금하기만 했다.

꽃 화려하고 이름도 모르는 꽃들을 화원에서

사다 심으면서도 늘 고향에 향수를 불러 이르키는

소박하고 정겨운 내 유년의 꽃들이 그립다.

봉숭아,맨드라미,접시꽃,채송화

나팔꽃,할미꽃,원추리,나리,달개비

 

장희빈이라는 드라마를 볼 때

인현왕후를 사철푸른 미나리에 비유하고

장희빈을 장다리꽃에 비유하여

아이들이 동요를 지어 불렀던 기억이 있다.

그 장다리꽃이 내 기억 속에는 시골집

너무나 키가 커 오지게도 피어버린 꽃무더기를

이기지 못해 길거리로 쓰러진 노란 꽃

아무렇게나 묶어 세워둔 그 키 큰 노란 꽃이

장다리 꽃인 줄 알았다.

 

꽃나물 꽃나물 노래를 부르는 나에게 어느 날

아침 출근을 해보니 사무실 마당가에 그 꽃나물 모종이

수없이 많이 심겨져 있었다.

꽃대가 올라오면 질겨지니 빨리 베어 먹으라는

부탁과 함께 얼마전 아컴에서 알게된 ㄴㄴ님이

우리 사무실을 방문 하셨다.

내가 그토록 궁금해 했던 두 가지의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다.

 

장다리꽃은 따로 있는게 아니고 무우나 배추가

꽃을 피우게 되면 그 꽃을 피우는 줄기를 장다리라

하며 그 장다리에 꽃이 핀다해서 장다리 꽃이라

부른다 했다. 그리고 내가 그토록 궁금해 했던

그 꽃나물의 정체는  시골집에서 흐드러지게

피어 제 키에 제 꽃무게에 쓰러지고 말던 그 꽃

바로 삼겹 국화라 했다.

비록 흔하디 흔한 꽃이였지만 늘 나에겐 그리웠던 꽃

너 오늘부터 특별대우다.

나 이제 꽃나물 안 먹는다.

물주고 거름주고 실한 꽃대가 올라오는 중이다.

올 가을쯤 우리 사무실 주위에는 노란 꽃무더기

삼겹국화가 흐드러질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또 어떤

사람에게는 이렇게 큰 행복이 된다..

삼겹국화=장다리꽃 내 무지에 크크크 웃음이

나지만 그래도 노란 삼겹국화가  필 그날을 생각하면

또 다른 웃음이 난다.색색이 고운 채송화밭

하나쯤도 가지고 싶다 요정의 작은 비단 치마같은

곱디고운 채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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