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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32

서울 남자한테 시집갈거야


BY 단미 2010-05-22

우리남편은 경상도 토박이 입니다
듣기 좋은 말로  뭐 무뚝뚝함 속에 깊은정이 있고  무게가 잇다고들 하지요
그건 모르는 말씀  한번 살아보면  생각이 달라질겁니다
경상도 사람이라고 다 그런것은 아니겠지요
그중에서도 삭삭 하고 사근사근 한  남자들도  더러 잇을것입니다
 
단지 내가 그런 사람을 못만났다는 현실이  조금 사글퍼집니다
 
우리 부부는 매일 금오산  산행을 두시간 씩은 꼭 하는편인데요
올라갈대는 같이 출발 합니다
서로 개 닭보듯  25년을 살다보니 뭐 별 할말도 없고 한지붕에 살지만 둘다 이제
무뚝뚝함 그 자체입니다
 
둘다 이어폰 꽂고 라디오 들으면서 우자다 한마디씩 건네는것이 전부입니다
 
요즘 산들은 얼마나 이쁜지요
노란 개나리 지고 파릇파릇 작은 잎들이 올라오고  분홍 진달래
그리고 금오산 도로 주변에는 나이 들은 벚나무가 많아서  서울 윤종로 만큼이나
화려하답니다
부는 바람에 꽃눈이 내리고  작은 새들의 지저귐까지
난 이런  풍경이 너무 좋아서 지나가다 하늘도 한번 올려다보고  바람 내음도 맡아보고
늘어진 벚똧나무 당겨서 볼에 부벼 보기도 하고
이름 모를 작은 꽃들  풀들한테  이야기도 해보고 ......
 
그렇게 봄에 취해서 산길을 걷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전방 50미터 앞에 가는 남편  뒷꼭지 따라 가는데
허구헌날  가다 보면 면 사람이 없습니다
무슨 발에다 밧테리를 달았는지 언제 제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습니다
 
둘이가도 우리는 언제나 혼자였습니다
 
낮에는 뭐 그렇다 치더라도 가끔은 밤에 늦은시간 12시에도 운동을 가는데
깊은 밤이란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또 가다보면   내혼자입니다
열심히 내려가다보면  자기는 벌써 종점 찍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이구 저 영감탱이랑 다시는 댕기나봐라  누가 델고가마 우얄라꼬 혼자 내버려두고
가노\"
\"걱정도 팔자다 니 얼굴을 보고 그래라 이마에 만원짜리 한장이라도 붙여두면 돈때문에 쳐다볼까 그런걱정 하들말아라 시끄럽다 퍼뜩 내려가자\"
 
그렇게 속을 뒤비놓습니다
 
그렇게 찜찜한 기분으로 운동 을 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나도 혼자 댕기고 싶지만  다른것은 몰라도 운동만은 함께하자는 내 배려도 모르고말입니다
 
신혼때는 난  얼라업고 보따리들고 뒤에서 끙끙 거리면서 가고  남편은 타인처럼 전방50미터 앞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씩씩하게 걸ㄹ어갑니다
 
누가 그런 우리를 부부라고 보겠어요
 
어디 여행을 가면 사람 찾기가 일쑤고 요즘은 휴대폰이 있어서 찾기도 편리하지만
옛날에는 무작정  종종 걸음으로 땀을 삐질삐질  남편을 찾아댕기고  그러다 보면
서로 티격태격  ,,,,,,,,,기분 안전 망치는거지요
 
이럴거면 차라리 집에 들어 앉았지  돈쓰고 시간 쓰면서 무슨 일을 하는것이지/////
 
그런것들이  자꾸 싸이다 보니 서로 동행하는것에 알레르기가 생기고 남편 다로 나 따로
그렇게 함께 외출하는것은 포기를 하고 살앗습니다
 
혼자  다니니  이렇게 편한데  맨날 사람 찾느라 그  고생을 했나 싶어요
 
무뚝둑 하기는 두번재 가라면 서러워 할것입니다
 
경상도 남편들의 대표적이말  \"얼라는 밥묵자  자자\"
그런 말조차 없습니다
무슨 낙으로 사는지  더구나 우리는 아들만 둘이라  나마저  입을 닫으면 우리집은 완전 절간이된답니다
 
그래서 집안 분위기 좀 밝게 할려고 일부러 크게 웃고 조금 큰 소리로 말하고
아들하고 놀고 있으면
\"여자가 조신하지 못하게 웃음이 헤프다 여자 목소리가 담넘어 나가면  어떻다\'\'\'\'
등등 ........
분위기를 얼음으로 만드는 소질 하나는 타고난 소심남
 
난 다시 세상에 태어나  사랑을 한다면
월등한 조건을 가진 남자 라도 경상도는 무조건  피할것입니다
 
돈없고 인물 없어도 사근사근한  서울  경기도 남자랑 사랑하고 싶어요
그래서
본래 애교 많았던  내 모습그데로 귀염받고 사랑받는 여자로 한번 살아보고 싶어요
 
퇴근하는남편
\"여보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어  재미있었어  오늘 저녁은 뭐야
우리 이번 주말에 어디갈까  뭐 먹고싶어 내가 맛난거 사줄게  등등
이런 일상적인 말을들으면서  남들 사는것처럼  보통의 행복을 만들어 보고싶어요
 
우리남편 아직까지도   여보 당신 소리 한번 안하고 살아요
그냥  \"어이 \"
그렇게 호칭한답니다
 
참 복도 없는 여자지요
 
학교 다닐때 그 많던 애교는 다 어디갔냐고 친구들이 묻네요
우리 서방 같은 사람하고 살아봐라  애교는 개가 다 물어갔다
 
개가 물어간 내 애교 다시 찾고 싶습니다
누가 본사람 없나요  나의   집나간 애교를....
 
이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꼭  난 서울 남자 한테 시집가서  알콩 달콩 살아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