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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사패산


BY 초록이 2010-05-10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 가는  가로수들을 보며

지금의 산은 어떨까..

연두색 연녹색 초록색으로 어우러져 싱싱하게 우거져 가는 산이 몹시 그립던 차

아이들 시험 끝나고 가정학습일이 일요일까지 늘어져 노니라 바쁜 아이들에게

밥 먹으면서 일방 통고했다

일요일엔 어떤 스케줄도 잡지 말라고 가족산행이 있으니 빠지면 안된다고 ,,,ㅎ

 

드디어 북한산 봉우리중 송추쪽  사패산을 오른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가을 낙엽 고울때  바람 많이 부는 산을 오르는데

툭 트인 사패산 정상을 딛으니 어떤 추리닝 입은사람이 손을 높이 쳐들고

세찬 바람에 옷을 펄럭이며 정상에서의 공간감을 맘껏 즐기고 있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지

비가 많이 와서인지

계곡의 물소리가 내장속까지 시원함을 주며

콰르르 흘러 내리고 있다

짧은 폭포되어 내리는 하얀 포말은 더위에 눈꽃 빙수가

생각나고 ㅎㅎ

 

 

산밑에서 부터 식구들에게 잔소리를 했다

산은 천천히 올라야 한다

빨리 올라간다고 누가 상주는거 아니고 정상에 꿀떡 있는거 아니다

오월의 산을 찬찬히 보면서 안내글도 읽으며

가족끼리 보조 맞추며 천천히 가자잉

ㅋㅋ

이렇게 말해놔야 느림보 거북이엄마 소리를 안들을 거니 미리 수를 쓴다

 

산은 예쁘게 푸르르다

눈이 행복하다

여기를 보나 저기를 보나 부드러운 연두빛세상이 바람에 흐늘거린다

요한씨는 덥다덥다하는데 이정도면 등산하기에 딱이지~~~

계절이 좋고 일요일이어선지 울긋불긋 치장한 등산객들이 줄줄이 오르고 내리는데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은 꽤 있는데

10대 청소년 아이들은 별로 안 보인다

 

 

지난주 작은 딸 학교 운동회때 학부모 달리기 대회가 있었는데 푸짐한 상품이 있다는

소리에 운동장 반바퀴를 전력질주한 후유증이 며칠 간지라

다리가 괜찮을까도 싶지만 오랜만에 오르는 산이 좋다

정기적으로 한달에 몇번씩 산을 찿는 분들은 얼마나 살맛이 날까 ㅎㅎ

안내글을  보니 이산에 아직도 너구리며 오소리 멧토끼가 있다는 설명이다

작은 딸이 산에 온김에 너구리를 만나 보고 가야겠다 한다 ㅋ

능선 있는 곳까지는 가파른 게단식길이라 다리가 제법 아프다

묵은 낙엽에 물이 흘러 미끄럽기도 하고

능선따라 정상까지도 한참 길이다

0.9키로가 왜이리 먼지 ~~~

내리막에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쇠줄울타리에 매달려 가다

집채만한 바위 정상에  드디어 다 왔다

 

 

 

툭 터진 사패 정상 !

신발이며 모자며 벗어 던지고

드러 눕는다

옆으로는 아파트며 시가지가 깨알만 해 보이고 ㅡ 아니, 과장이고 성냥갑만하다 ㅋㅋㅋ

앞으로는 도로가 죽 이어져 희미하게 보인다

멀리 오봉의 봉우리들이 아스름하고

밑으론 연푸른 산빛이 새뜻하다

다른 분에게 부탁해

가족 사진도 몇장 찍고

우리도 찍어 주고

 

김밥즘심도 맛있게 해치운다

 

 

이렇게 좋은데 우리는 산에 오는게 왜 그렇게 힘이 들어야 하나..

한달에 한번은 열일 제치고 산엘 와야겠다고 결심결심 ,,,

사계절 분명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것도 행운인데

시시각각 새로운 자연의 향취를 맛보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말아야 겠다

 

학업부담으로 힘겨운 아이들에게도 좋은 일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