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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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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여고생들


BY 카라 2010-04-17

내가 다니던 학교는 가톨릭 재단이었다. 학교 안에 수녀원이 있었다.

정규 수업외에 1주일에 1시간 종교수업이란 것이 있었는데

성경말씀이나 그밖에 마음에 새기고 올바르게 행동할수 있는 가르침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의 선생님은 수녀님이셨다.

다른 수녀님들은 젊으신데 비해 그 분은 키가 전원주만큼 작고

나이도 있으셨다.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그런 맑고 청아한 모습이

아니라 조금 못생긴 외모에다 눈꼬리는 살짜기 올라가서 사감선생님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수녀님은 언제나 친절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으셨는지

본래는 좀 한 성깔할 목소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높은 톤에

최대한 가는 목소리로 상냥함을 가득담아 말씀을 하셨다.

아이들이 지루해함은 말할 나위도 없고 모두들 딴짓하느라 정신이없었다.

게다가 그날은 성교육 시간이었다.

말이 성교육이지 수녀님은 성은 아름답고 고결하고 숭고하다며

계속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계셨다.

듣다 못한 어떤 친구가 갑자기 손을 번쩍 들었다.

“수녀님,질문있습니다.”

다들 집중안하고 산만한 분위기 속에 이토록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니.. 잔뜩 기대에 부푼 수녀님 밝은 미소로 대답하셨다.

“네,어서 해보세요.”

“수녀님은 경험도 없으시면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성이 아름답고 고결한지...“

그 다음은 상상에 맡기겠다.

졸다가 정신이 번쩍 난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때 알았다.

수녀님도 본성이 나오면 무섭다는 것을...

남은 시간동안 우리들은 전부 얼음장처럼 얼어붙어버렸고

성교육은 개뿔 버릇없고 예의없고 아주 안하무인이라는 잔소리를 1시간동안

들어야만 했다.

그 발칙한 친구는 지금쯤 무얼하고 있을까?

수녀님한테는 정말로 죄송하지만 솔직히 속으로는 그 친구가 고마웠다

가식의 베일을 벗기고 싶은 욕망을 시원하게 한방으로 해결해주었으니까.

물론, 수녀님의 신앙심과 순결은 지금도 믿어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