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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922

동서 형님과 행복한 채팅 *^^*


BY *콜라* 2010-04-17

 	
형니임~~~ 방가! 방가!

친구같은 동서형님과의 챗!~


웬지 전화보다 은밀한 우리만의 공간에서

둘만 있는 것처럼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술술 할 수 있어 무지 좋습니다.


형님의 아이디는 \'이쁜 천사\'.

나의 아이디는 \'행복쟁이\'


우연히 아침에 메신저 창에 

형님의 아이디가 뜨면

반가워 미쵸~ 후딱~ 메시지를 보냅니다.


ㅋㅋ~ 행님 설겆이 했어요?


아니 .. 기껏 한다는 인사가 설겆이라니..


형님 머해요? 

응... 그냥.....


형님의 일상 사용 어휘는 

아마 5개 내외 일 듯 합니다. 


만났을 때나 온라인에서나 말 없긴 한가지..

우린 \'방송대 3040\'카페의 같은 회원입니다.


형님은 중학생 딸 이름으로 들어왔지만

가끔 이쁜 그림도 퍼오고 내가 알게 된 


테그소스나 이론이 있으면

형님에게 전수를 합니다.


남편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을 하며 살아오다

도깨비 뿔 같은 막내 동서를 맞아서

할 말 다 하고 사는 동서에게 


거꾸로 시집살이를 했을 형님..

그러면서 조금은 \'으메~ 기살어~~\' 반론도 배운듯 합니다.


아주버님 입장에선 반갑잖은 변화겠지만

나는 형님과 죽을 맞춰 같은 드라마보고 ..


같은 메이커 전자제품 사고

같은 영양제 먹으면서

자매처럼 서로 비슷해져 가고 있습니다.


결혼하고 18년 된 지금도 시누형님께 \'형님\' 소릴 

쉽게 하지 못하시는 수줍음이 많은 것도


한떨기 코스모스 같은 여자 싫어하는 내겐 

터무니 없는 못마땅함 이었습니다. 


미주알 고주알 머릿속에 입력해 두었다가

채팅하면  다 쏟아 부어도 

빙긋 웃음 아이콘 하나 날리면 그만입니다.  


장보러 가면 \'주전부리\'만 잔뜩 사온다고

엄니가  불만하셔서  가만히 보면

아이들 간식이랑 어머니 바나나우유에 햄 소시지 ...


형님 입장에선 딱 살 것 만 사셨더만

어머닌 배추 파 무 간장 참기름.. 


그외 모든 걸 \'주전부리\'라고 하셔서

요즘 애들은 엄니와 입맛이 다르다고 

한 마디 거들면 또 빙긋~

ㅎㅎ


지난 언젠가 집을 들어서니 

컴 앞에서 무언가 열심히 하면서 

\'어서와~\' 말 소리만 들렸습니다.


입바른 나는 바로 속사포를 쏘았습니다.

\'행님~  내가 왔는데 보지도 않구...나 서울 갈거야~\' 
ㅋㅋ


형님은 놀라서 후다닥 뛰어나오시더니

교회 주일학교에 쓸 성경 구절을 겨우 찾아

다운만 누르고 일어나고 싶었다고


미안해 어쩔 줄 몰라합니다. 


다섯 동서이긴 해도 

엄니와 사시는 형님과 제일 말을 많이 합니다.


어머님을 모시고 계시니 형님은 형님대로 어머닌 어머니대로

서로가 이유있는 스트레스

이유 없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을까..


결코 시엄니 뒷말을 하지 않는 분이라

지나고보면 내가 혼자 수다떤 것 같아

오히려 스트레스 준 게 아닌가

후회스럽게 만듭니다.


형님과 인터넷에서 만나면 엄청 반갑습니다.

나는 미주알 고주알 남편 흉도 보고 


형님 딸 공부이야기도 하고

솔직히 우리와 다른 정신세계를 가진 

첫째 형님 흉도 봅니다.


대체로 내가 이야기를 하고 형님은 대답만 하시지만..

네째 형님이라고 남편과 오붓하게 살고 싶지 않을까요.


총각시절 남편의 이야기를 하면

조심스러워 하는 게 보입니다.


화산 폭발 직전의 동서이고보니

혹여 화구에 점화될까 조심조심 하는 거죠.


마주보고 목소리로 이야기를 할 때와

채팅을 하면 참 다른 감정이 듭니다.


차마 못하던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섭섭했던 이야기를 해도 


그리 섭섭하게 들리지 않는 

묘한 마력이 있습니다.


춘천 시댁을 가는 날이면..

형님은 내가 좋아하는 것 해 놓고 기다리다

밥먹기 무섭게 

둘이 머리 맞대고 컴앞에 앉아서


이쁜 그림 소스는 어디에 많고...

좋은 글 소스는 어디에 많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이야기 하고 싶으셔서 

우리 등 뒤를 왔다갔다 하십니다.


그러면 우린 찡긋 눈치주며 엄니 방으로 가서

잠시라도 함께 드라마 보고

깔깔대면 남편은 나를 꾹꾹 찔러댑니다.


\'야~ 엄마 소외감 느껴 웃지 마~~\'

ㅋㅋ 형님이랑 웃는 게 죈가요?


하지만 엄니랑 

형님이랑 할 이야기는 따로 있는데...


채팅을 하면 우린 깔깔대면서 무슨 말을 해도

즐겁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이해가 갑니다.

아니,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집니다.


서로의 글을 읽으며...

과거도 알아지고 미래의 꿈도 이해하며


우린 그렇게 함께 

나이의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형님 ! 사랑해요- 

빠이*^^*행복한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