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을 끝내고 돌아서려면 또 한두사람이 들어온다
그러다가 오후 4시나 되어서 잠깐 들어와 아줌마들이랑 앉는다.
저녁밥을 먹고 부랴부랴 상추 씻고 셀러드 준비하고 야단이다.
아침에 선배 사무실에 놀러간 남편은 오후 5시쯤 시장을 봐가지고 왔다
얼른 저녁을 주고 주방으로 들어왔다.
갑자기............저녁 고기준비... 다섯시까지 다 준비하라고 야단이다
난 그 순간 화가났다
우리 오늘 쉴시간도 없었는데 했더니 남편은 뭐 저딴게 있어 한다
그 순간 기가 막혔다. 친정 엄마한테는 단 한번도 기지배소리도 안듣고
자랐는데 욕아닌 어떤 말도 큰소리로 말하면 난 심장이 떨리고 화가치민다.
자전거를 타고 꽃이 만발한 아파트 단지 안을 달렸다.
그러면 가슴이 훨씬 후련할 것 같아서였다.
저녁시간......다 되어서야 또 걱정되어 들어왔다.
하루를 마감하고 돌아오는 길 비가 내린다..........
후드득 후드득 내 가슴에 눈물 안고 내린다.
우산을 쓰고 집에 오는 걸음은 천근만근이다.
빗속을 거닐며 맘속으로 실컷 욕을 했다..
하루종일 자기는 나갔다 들어왔으면서 난 하루종일 가스냄새 나는 주방에서 일했는데
좋은 소리도 못 듣고.. 여자는 남자의 말한마디에 그저 네네 하고 참아야하나..
생각할 수록 화가 났다
집에 와서. 아무말도 안하니 막내가 엄마 왜 그래 한다
아빠를 가리키며 .. 엄마 화나게 했다하니.. 아들이 엄마 참아한다.
몇십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이제와서 어쩌냐
그 성격을 어쩌냐 한다
막둥이도 아빠를 닮은 성격인데 말이다.
하루가 지났다.
눈길도 주기 싫고 하루가 그렇게 지나간다.
남편은 목덜미에 난 혹을 수술하고 왔다가 집으로 갔다
막둥이가 저녁 먹으러 가게에 나왔기에 낙지볶음을 해주고 먹는 옆에서 있었다
엄마! 엄마는 아빠하고 속상한 이야기를 나한테 했을때는 아빠는 왜 그러지? 했는데
아빠는 엄마하고 싸운 이야기 나한테 이야기 하면 엄마는 왜 그러지 ? 한댄다
깜짝 놀라 무슨소리냐고 했더니
엊그제 나랑 싸운 이야기를 아들한테 말했다고 한다.
아들은 웃는다.
엄마 ! 날보고 어떡하라고.. 참..
엄마 말 안들으면 주사 놓아서 요양원 보낸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기가 막혀서...................
남편도 누구한테 자기 생각을 말할사람이 없으니 막둥이한테 하나보다
나도 누구한테 말하지 못해 나랑 마음이 닮은 막둥이 한테 말한다.
이제 말하지 말아야지
가운데 있는 아들의 마음은 어떨까
말 잘들어야지 이다음에 늙으면 잘 보살펴 줄텐데 말이다.
카운터 앞 의자밑에 택배가 하나 와 있다
참외다
아마도 아내가 좋아하는 참외를 택배로 신청했나보다
화가나다 그 참외를 보며 웃는다.
부부란 그래 맘속으로만 사랑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