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찾아오는 봄을 기다리며
이제 산수유가 폈으니
진달래도 필거라고
날카롭게 우짖던 새소리가
부드러워 졌다고
작년 그 자리에 신의를 지켜 돋아나는
꽃들이 고맙다고
꺼이꺼이 울던 가슴 어데로
두고 내가 웃는다.
퇴근길 부랴부랴 서둘러 혹여 다른 소식
있을까
텔레비전을 켜보지만 가슴 쥐어뜯고
눈물흘린 그 장면들 다 사라지고
모두 웃고 웃는다.
하나하나 어느 것 하나
새끼 냄새 새끼 흔적 새끼 생각에
보고픈 그리움 억장 무너짐 속에 묻혀
함께 가고픈 마음
오롯이 그들의 몫일 뿐
그래 인생은 참으로 외롭고 슬프다.
사랑하는 가족도 그 슬픔 함께 하지 못하고
내 몫의 슬픔은 언제나 고스란히 자신의 몫일 뿐
원망도 서운함도 나 아닌 다른사람을 들어 하지말고
시린가슴 부둥켜 안고
부디 씩씩하게 살아내시길 바랄뿐이다.
살아 있어 그것이 사는 것인진 모르겠지만.
보고프고
보고프고
보고픈 그 그리움을 어찌 이기고 살아낼까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
부끄러워 얼릉 훔쳐내고
제 때를 찾아와 제 할 일을 하는 봄처럼
나도 저녁상을 걱정하며 한 소쿠리의
쑥을 뜯는다.
쑥국이 맛있다고 쩝쩝 거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