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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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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한 가슴


BY 오월 2010-04-11

늦게 찾아오는 봄을 기다리며

이제 산수유가 폈으니

진달래도 필거라고

날카롭게 우짖던 새소리가

부드러워 졌다고

작년 그 자리에 신의를 지켜 돋아나는

꽃들이 고맙다고

꺼이꺼이 울던 가슴 어데로

두고 내가 웃는다.

 

퇴근길 부랴부랴 서둘러 혹여 다른 소식

있을까

텔레비전을 켜보지만 가슴 쥐어뜯고

눈물흘린 그 장면들 다 사라지고

모두 웃고 웃는다.

하나하나 어느 것 하나

새끼 냄새 새끼 흔적 새끼 생각에

보고픈 그리움 억장 무너짐 속에 묻혀

함께 가고픈 마음

 

오롯이 그들의 몫일 뿐

그래 인생은 참으로 외롭고 슬프다.

사랑하는 가족도 그 슬픔 함께 하지 못하고

내 몫의 슬픔은 언제나 고스란히 자신의 몫일 뿐

원망도 서운함도 나 아닌 다른사람을 들어 하지말고

시린가슴 부둥켜 안고

부디 씩씩하게 살아내시길 바랄뿐이다.

살아 있어 그것이 사는 것인진 모르겠지만.

보고프고

보고프고

보고픈 그 그리움을 어찌 이기고 살아낼까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

부끄러워 얼릉 훔쳐내고

제 때를 찾아와 제 할 일을 하는 봄처럼

나도 저녁상을 걱정하며 한 소쿠리의

쑥을 뜯는다.

쑥국이 맛있다고 쩝쩝 거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