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봄인가 보다..
모처럼 집에서 쉬면서 겨울내내 묵은 먼지를 털어낸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차 한잔을 마시며 어떤이의 사연을 듣는다..
지금의 남편과의 첫만남에 대한 사연이다..
그걸 들으면서 나도 입가에 미소가 머무면서 추억속으로 빠져든다..
지금 짝꿍과의 만남도 예사롭지 않았다.. (이건 순전히 나만의 생각..^^ )
택시안에서 합승을 하면서 만났으니 말이다..
어찌 특별하지 아니한가??? ^^
때는 바야흐로 1991년 늦가을 어느날...
그 당시 학생이었던 난 동아리 선배의 심각한 ? 전화를 받고
시내 커피숍으로 나갔다..
저녁 6시에 약속이었는데 10분..20분.. 30분..이 지나도 이 선배는 코빼기도( 넘 과격한표현인가? ^^)
비추지 않고 있었다..
그땐 삐삐도 더군다나 핸드폰은 더더욱 없었던 시절이라 달리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그냥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 밖에..
처음 몇분은 무슨 사정이 있어서 늦겠지 하며 걱정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난 화가 난 집에 가려고 일어나는 순간
커피숍 알바 오빠가 방송을 한다..
\" *** 씨 계시면 카운터 앞으로 오셔서 전화받으세요~~ \"
내 이름을 부른다..
전화를 받는다..
갑자기 아주 급한 사정이 생겨 약속을 못지키겠단다..
아니..이런..이런...
내가 아닌 자기가 먼저 할 말이 있다고 만나자고 해놓고 웬 개뿔 띁어먹는 소리..ㅡ.ㅡ;;
착하디 착한 ? 그리고 고상한 ? 내 입에서 저렇게 과격한 말을 내뱉게 하다니.. ^^;;
난 그날 바람을 맞은 것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 선밴 정말 그날 급한일로 못나왔고,
나한테 사랑?고백을 하려고 만나려고 했다는 것이다.. ^^;;
그렇게 화가 잔뜩 난 커피숍을 빠져 나왔다..
아니.. 몇시간 전까지 멀쩡했던 하늘이 비가 억수로 내리고 있는게
아닌가?
우산도 없는데 말이다..
그날 얼마전 생일선물로 받은 아주 비싼? 브라운 세무 한벌에 롱부츠까지
한껏 멋을 부리고 나갔는데.. 쎄무는 수분에 약해 비 맞으면 안되는데..
옷, 부츠 모두 엉망이 되었다..
암튼 일진이 좋지 않은 날인건 확실하다..
택시를 잡는다..
갑자기 비가 내려서인지..아니면 퇴근시간대라 그런지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
겨우 택시를 잡아 합승을 하려고 해도 가는방향이 맞질 않는다..
한참을 비를 맞고 그렇게 겨우 택시합승에 성공한다..
앞에 한 남자가 앉아있다.
난 연신 손수건으로 빗물을 닦아내르라 정신이 없었다..
대충 마무리 하고 보니 기사아저씨가 우리집 방향이 아닌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왜냐하면 그 당시엔 인신매매범이 활개를 치던 시기라 봉고차로
사람을 납치해서 새우잡이 배에 팔아넘긴다는 둥.. 부녀자들은
섬에 팔아 넘긴다는둥.. 흉흉한 소문이 무성 했을 시기였다..
앞에 앉은 남자 손님이 말을 한다..
\"기사 아저씨 왜 이쪽으로 가시죠? \"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속엔 벌써 그 기사아저씨와 옆에 탄 남자가 둘이 짜고 날 납치하려는
인신매매범이라고 확정을 짓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택시 손잡이를 잡는다..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 짧은 순간에도 별의 별 생각을 다했다..
부모님 생각, 친구들 생각.. 필름처럼 스쳐 지나간다..
아~~ 난 이대로 여기서 끝이련가..
여기서 이 사람들한테 잡히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택시에서 뛰어내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난..
다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