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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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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아줌, 8교시 수업 받다


BY 초록이 2010-02-13

 

1월에 집근처 어린이집에서 점심 준비해주는 알바를 열흘정도 한 이후

뭔가 지금 나이에도 탄탄한 ㅡ약간의  수입이  되면서도 보람도 함께 느낄수 있는

일을 찿던중

요양보호사 교육원에 등록하게 되었다 

 

눈인심이 유달리 푸진 겨울

내겐 여전히 반갑기만한 하얀 눈이 빈하늘에 펄펄 날리고 있다

아끼는 땡땡이 우산을 쓰고 발걸음도 가볍게 등원을 한다

70대의 빈틈없어 보이는 할아버지 원장님의 오리엔테이션이 있고 ,,,

한달동안 8교시수업을 해야 한단다

이론수업 20일 실습 10일

 

학교생활이 시작되었다

강사님들은 (교수님이라고 한다)  아주 좋으시다

보건과 의료쪽의 베테랑 경험을 지닌 활기가 넘치는 선생님들이 맘에 쏙 들었다

같은 기수의 학생들은

24살 대학생부터 66세 어른들까지 연령도 다양하고

청일점 남자분들도 3명이나 있다 

나는 오히려 밑에서 더 가까운 편ㅎㅎ

여기는 직접 일을 해볼려고 하는 분들과

집안에 고령의 환자분이 있어 돌보면서 돈도 벌려는 분들

(꿩먹고 알먹고,,,참 좋은 생각인거 같다)

고용보험의 혜택으로 학원비헤택이 있어서 그냥 자격증이나

따 놓을려는 사람들 ,,,,,3가지 부류가 있는거 같다

내짝꿍  경미씨는 세번째 경우다

우스운 말을 잘해서 첫날의 어색함을 싹 해소해준

부산 아지매,,,30대엄마다

 

모두 앞에 나가 자기소개를 하고

4교시수업후 점심시간

책상을 붙여놓고 각자 싸온 도시락을 먹는다

사먹으러 나가는 이들도 있고 집에 갔다 오는 사람도 있지만

학교생활의 묘미는 모니모니해도

친구들과 둘러앉아 도시락 까 먹는거 아니겠는가!

늘 함박웃음을 머금고 계신 인상좋은 머리띠언니,모 가수와 이름이 똑 같은

빨간 코트의 좀 창백한 언니,신랑이 흰 쌀밥을 좋아해 잡곡밥을 못 먹는다는 언니

얼마전 수술후 너무 기운 없어 힘낼라고  나왔다는 할머니와 둘러 앉아

점심을 먹었다

 

오후시간엔

또 열띤 남자선생님의 재미난 수업 4교시를 마치고 나니

어깨도 아프고 엉덩이도 쑤시고,,,

아이구야 만만치가 않구만 싶다

한달이 금방 간다고 하시지만 십대로 돌아가 하는 학교놀이에

아줌마몸이 좀 힘이 든다ㅋㅋ

 

집에 갈려고 나오는데 내 우산이 안보인다

입구에 파란 우산통에 넣었는데 통은 텅비고 아무것도 없어

ㅡ제우산 못보셨어요 ? 검은 바탕에 땡땡인데 ...

ㅡ 글쎄요  치우진 않았는데..

ㅡ 아이~~ 내일 갔다 놓겠지요

 

벌써 누가 가져 갔을래니 단정하고 너그러운 척 대답한다

그러면서 속은 안 좋다

\' 어쩌냐  흑흑 내가 아끼는 우산이쟎아 없어지면 ,,,

모르고 가져 갔을까  진짜 내일 안갔다 놓으면 ,,에이 씨

다 좋았는데 끝이 안 좋네 ;;;;;;; \'

 

이튿날 , 아침에 보니 내우산은 여전히 없다

교육원은 출석체크가 엄격하고 수업 빠지면 보충수업꼭 받아야하고 

 꼼꼼히 운영되고 있는것 같았다

높은 연세에도 열정적으로 재밌게 강의하시는 선생님의수업을 마치고

점심시간에 원장님께 우산 못보셨냐고 또 여쭤 본다

여기 저기 찿아 보시더니 이거 아니냐고 하시네

반가운 마음에 얼른 가다가 생각하니 출입문이 두개인데

파란 통이 두개 다 놓여 있다 첫날 나는 앞문으로 들어 왔고

앞문 파란 통에다 우산을 두고 갈때는 뒷문 파란 통에서 찿았던 것 ...

원장님이 웃으시며 

ㅡ처음부터 여기다 두었지 ?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 가고 싶어라

아,,,,어리버리한 아줌마  ,,,,,,그게 나다 ^^;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라 ....

그러고 선량한 같은 학생들을 의심할뻔 했으니 그 잘못은 얼마나 큰가

 

아뭏든지간에 ㅎㅎ 

새롭고 흥미진진한 교육원생활이 시작되었다